# 바닷 속 세계의 화려한 볼거리

영화 <아쿠아맨>이 흥행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무엇보다 바닷속 세계의 화려한 비주얼이라고 할 수 있어요. 사라진 고대 도시 아틀란티스를 비롯한 7개 해저 왕국의 아름다운 배경과 괴수 카라텐 등 다양한 크리처(생물)의 구현을 시작으로, 마치 진짜 물속에 있는 것처럼 표현된 인물들의 머리카락과 옷의 움직임과 소규모 추격씬부터 대규모 전쟁씬까지 풍부한 볼거리로 구성되어 시각적으로 충분한 만족감을 주었어요. 제임스 완 감독이 ‘바다는 상상력을 마음껏 표현할 수 있는 공간’이라 말했듯, 바다 속이라 한정될 것 같았던 장면의 연출들이 오히려 바다 속이었기에 무궁무진해졌던 것 같아요.

# 어둡기만 한 설정은 그만!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 ‘저스티스 리그’ 등 그간 DC 영화의 캐릭터들은 어둠과 고뇌에 매몰된 어딘가 암울한 슈퍼히어로 상으로 영화 분위기 또한 전반적으로 어두운 면이 많았어요. 사실, 배트맨 캐릭터의 경우에는 이러한 이미지를 잘 활용해 강렬하고, 차가운 세련미를 강조해냈어요. 그는 원래 그런 캐릭터이고, 그 분위기가 잘 어울리니까요. 하지만, 다른 DC 캐릭터들도 그럴까요? 결국, 대부분의 캐릭터들이 암울한 분위기를 가진 배트맨화 되어 가면서 개성 없고, 똑같으며 재미없다는 평을 받게 되었죠. 하지만 ‘아쿠아맨’은 이런 문제점을 단번에 날렸어요. 어두운 설정은 버리고, 유쾌하고, 엉뚱한 구석이 있는 슈퍼히어로로 등장해 아서만의 매력과 개성을 잘 살렸죠.

# 진부하지만 확실한 클리셰

또한, 영화는 매우 단순하고 유치하지만 전형적인 슈퍼히어로 영화의 서사를 충실하게 담고 있어요. 예측할 수 있는 범위에서 벗어나지 않는, 어디에서든 볼 수 있는 서사와 스토리로 관객들의 호불호가 갈리기도 했는데요, 그럼에도 진부하지만 ‘기본적인’ 클리셰는 충족시켰기에 일단 어느 정도의 재미는 보장이 된 것이었죠. 비록 허점이 존재할지라도 기승전결이 갖추어져 있고, 자기주장 강한 세계관과 캐릭터성, 화려한 연출이 있기에 기본을 잘 지킨 것만으로도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었어요.

결과적으로, <아쿠아맨>은 DC 확장 유니버스 영화 중에서 크게 성공한 영화가 되면서 앞으로 DC 영화의 방향을 제시한 터닝 포인트 같은 작품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 우리가 살아가는 이야기

뿐만 아니라 영화의 전체적인 서사가 현시대를 반영하는 설정이 녹아있기도 한데요. 제이슨 모모아는 하와이 출생이지만 미국 중부에서 자랐고, 제임스 완 감독은 말레이시아 출생이지만 호주에서 자랐어요. 이는 지상과 아틀란티스 문화를 모두 다루는 영화 설정을 잘 반영하고 연기할 수 있는 점으로 작용해요. 제이슨 모모아가 연기한 아서도 인간 아버지와 아틀란티스인 어머니 사이에서 난 혼혈이니까요.

또 영화 속 옴은 바다를 오염시키는 인간을 타깃으로 겨냥하며 인간을 상대로 전쟁을 일으켜야 한다는 강압적인 태도를 보여줘요. 이는 당시 자국 우선주의적인 행보를 보였던 트럼프를 겨냥한 점이기도 해요. 이를 뒷받침하는 것으로 감독은 “이 작품은 공감을 살 만한 이야기고 우리가 지금 살아가는 세계를 반영하고 있다. 나에게는 현시대에 말을 거는 이야기를 전달하는 게 중요하다”라고 말하며 현재 우리 시대를 영화 속에 녹였다고 할 수 있어요.

킹스맨

★★★★ (4.0/5)

가볍고 유쾌하게 즐길 수 있는 오락 영화

프로도

★★★★ (4.0/5)

실제 아틀란티스가 있다면 관광하고 싶을 정도

심바

★★★☆ (3.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