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속 배경인 엘리멘탈 시티는 물, 불, 흙, 공기가 더불어 살아가는 도시예요. 더불어 살아가는 과정에서 서로 다른 원소들은 서로의 다름을 구분하고 있어요. 열차의 지붕에는 하늘을 떠다니는 공기가 앉을 수 있도록 구비되어 있고, 노상 카페에 앉아있는 흙은 별도의 장치를 통해 물을 받아먹었죠. 엠버의 아빠 버니도 엘리멘탈 시티의 첫 불로서 이주하지만 불의 특성을 이해하기에는 너무나도 위험해 모두들 배척하는데요. 결국 불들은 엘리멘탈 시티에서 파이어랜드라는 별도의 구역에 모여 살아가게 됩니다. 이를 통해 원소들 사이에 서로 지켜야 할 선이 형성돼요.

이후 엠버와 웨이드가 모종의 사건으로 만나게 되는데 불과 물의 만남이라 서로 끌리는 듯했지만 선을 지켰어요. 그도 그럴 것이 서로 자라 온 환경과 모습도 다르고, 서로가 서로에게 위협이 되는 원소이기도 했으니까요. 하지만 오히려 이로 인해 웨이드가 시청에 신고하는 과정에서 오해가 쌓여 이를 해결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아슬아슬한 선을 유지하게 됐어요. 그 과정에서 두 사람은 선을 넘게 되는데요. 웨이드가 숯콩을 먹기도 하고, 엠버가 웨이드 가족이 사는 곳에 가기도 합니다. 이를 통해 서로의 특성을 이해하면서 상대방의 매력을 알아가게 돼요. 그리고 그것이 사랑으로 싹 트기 시작하는 건 오래 걸리지 않았어요.

엠버와 웨이드의 첫 만남부터 결말까지의 과정을 통해 영화는 분리와 차별을 넘어선 다양성의 중요성을 얘기하고 있어요. 스포츠를 잘하는 공기, 유리를 잘 만드는 불, 감정 표현을 진심으로 대하는 물처럼 각자 장점의 조화가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내포하고 있죠. 사실 서로를 분리하고 차별하는 것은 섣부른 고정 관념으로부터 시작돼요. 물, 불이 달라 보여도 실상은 같은 원소인데 말이죠. 실제로 엠버와 웨이드는 다른 원소이지만 몸이 자유자재로 변형될 정도로 정해진 형체가 없어요. 벽 틈을 따라 쫓고 쫓기는 엠버와 웨이드의 모습만 봐도 알 수 있는데요. 감독도 실제로 정해진 형체가 없는 두 캐릭터를 통해 다양성을 인정하고 서로를 포용하며 함께 어울려 살아가자는 주제를 표현했다고 설명했어요.

이처럼 영화는 현재 우리 사회처럼 단절과 차별을 녹여내 원소 간의 갈등을 그리고 있어요. 그리고 결말에는 불만 가득하던 파이어랜드에 다양한 원소들이 교류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요. 결국 원소 사이의 선을 허문 엠버와 웨이드의 관계가 사회의 선을 모두 허문 것이고, 그 과정에는 이해와 사랑이 있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해요.

킹스맨

★★★☆ (3.5/5)

뻔한 이야기지만 감동과 시각적 즐거움은 여전했다.

프로도

★★★★☆ (4.5/5)

그림 같은 불에서 투명한 물, 질감 풍부한 흙과

몽실몽실한 공기에 이르는 풍부한 상상력과 기술력

심바

★★★★ (4.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