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통과 열정이 동반하는 드럼 연주 <위플래쉬>

2023. 10. 6.

No. 71

<위플래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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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부귀영화

<위플래쉬>

· 개봉: 2015년 3월 12일

· 장르: 드라마

· 러닝타임: 106분

· 감독: 데이미언 셔젤

· 주연: 마일즈 텔러, J.K. 시몬스

셰이퍼 음악학교에서 최고의 밴드에 들어가게 된 신입생 앤드류. 그는 학교의 최고의 지휘자인 플레처 교수를 만나게 된다. 플레처 교수는 자신의 기준으로 앤드류를 극한까지 몰아붙이며 드럼 연주를 지휘한다. 두 사람 사이에 음악적 교감과 함께 갈등 상황도 펼쳐지는데..

#음악학교 #지휘자 #드럼연주 #집착과 광기 #열정 #동기부여

🥁 연휴 이후 사라진 열정을 위하여 <위플래쉬>!

님, 추석 연휴 잘 보내셨나요? 6일간의 꿀 같은 연휴가 지나가고 우리는 현생으로 돌아왔는데요. 기나긴 휴식으로 아직 체력과 열정이 돌아오지 않으신 분들이 많을 것 같아요.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이번 호에서는 최상의 몰입도와 함께 우리의 숨겨진 열정을 불러일으키는 영화 <위플래쉬>! 영화 속 숨겨진 이야기를 함께 확인해 봅시다.📢

🚫잠깐!🚫

이제부터 <위플래쉬>에 대해

낱낱이 파헤칠 거예요.

아직 영화를 보지 않았다면

스포일러가 될 수 있어요!

영화 <위플래쉬>는 그간 우리가 흔히 즐겨왔던 음악 영화와는 결이 조금 다른 작품이었어요. <겨울왕국(2013)>, <비긴 어게인(2014)>, <보헤미안 랩소디(2018)> 등 국내에서 큰 흥행을 거두었던 작품들을 보면, 모두 끝내주는 삽입곡의 멜로디와 함께 맞물리는 스토리가 돋보인 뮤지컬 음악 장르였어요. 이 때문에 영화 상영 이후에도 OST가 꾸준히 사랑받았죠. 하지만 <위플래쉬>는 주인공인 ‘앤드류’가 드러머로서 대표적으로 재즈를 비롯해 블루스, 록 등의 음악 장르를 연주하고 있고, 이는 관객들이 따라 부르거나 대중적으로 알려진 음악이 아니었어요. 그렇다면, 음악 영화인 ‘위플래쉬’가 관객들의 이목을 끌 수 있었던 요인은 무엇이었을까요?

영화 <위플래쉬>는 결코 편안한 영화가 아니에요. 학교 최고의 폭군 선생인 플레쳐와 제자 앤드류의 대립 관계가 명확하게 구축되어 있고, 강압적인 교육 방식에 자극되어 점차 변화하는 앤드류의 모습으로 인해 영화는 시종 날카로운 긴장감을 유지하고 있어요. 이 과정에서 유지되는 팽팽한 분위기는 물론, 앤드류라는 인물이 느끼는 열정, 노력, 스트레스, 불안 등의 모든 감정은 음악 연주를 통해 강렬하게 전달되고 있죠. 흔히 음악 영화의 하이라이트에서 사용되는 음악의 역할은 긍정적인 감정 고조, 해방감 등인 반면, 위플래쉬는 공포, 긴장, 초조, 불안을 유발하고 있었어요. 특히 카네기홀 위에서 앤드류가 피를 흘리며 선보이는 드럼 연주 9분은 숨조차도 고를 수 없는 감정의 소용돌이가 느껴져 많은 관객들이 영화가 끝난 후에도 긴장감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하게 만들었다고 하죠.

즉, <위플래쉬>는 음악이 전달하는 카타르시스와 절묘하게 조합된 강렬한 감정을 통해 이들의 서사를 완벽하게 표현해 내고 있어요. 마치 이야기를 뒷받침하는 음악이 아닌 ‘음악이 이야기를 리드’하는 진정한 음악 영화였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죠. 이 덕분에 우리는 교통사고로 피투성이가 되어서도 무대에 서는 앤드류의 광기를 봐도 미쳤다고 생각하면서도 이해가 가는 듯한 기분이 드는 것 같아요.

개봉 당시 한국에서 많은 인기를 끌었던 <위플래쉬>! LA타임스는 이러한 한국의 뜨거운 반응에 대해 ‘작품 속 분위기와 비슷한 한국의 교육 현장’에 대해 언급했는데요. 영화 속 음대 교수 플레처는 최고의 재즈 드러머를 키우기 위해 학생들을 몰아붙입니다. LA타임스에 의하면 “한국은 전통적으로 자녀 교육을 중시하고, 그들의 능력 향상을 위해 강하게 압박하는 것으로 유명하다”라고 말하며, 이러한 공감을 통해 영화의 흥행이 이어졌다고 언급했어요. 그렇다면 플레처의 교육 방식은 어떻게 해석할 수 있을까요? 결말에 대해서 이야기 나눠봅시다.

영화 제목인 ‘위플래쉬’ 단어의 뜻은 ‘채찍질’입니다. 플레처가 학생 앤드류에게 채찍질로 강하게 교육하는 모습을 나타낸다고 할 수 있는데요. 교사 플레처는 제자들의 재능을 최대한 발휘하도록 혹독한 수업을 진행하죠. 이 과정에서 학생들은 엄청난 긴장감을 느끼기도 하고, 다른 사람들 앞에서 지적을 당하면서 기분 나쁜 모욕감을 받기도 하는데요. 자신의 입맛대로 드러머를 바꾸고 계속된 경쟁을 하게 하는 등 플레처는 자신만의 기준을 세워 이기적인 행동으로 학생들을 괴롭힙니다. 또한, 이후에 학교에 잘리게 되는 이유를 앤드류라고 생각하며 공개적으로 학생을 망신시키기 위한 일을 벌이기도 하죠. 이렇게 결과만을 우선시하며, 학생들에게 폭언을 하고 정신적 고통을 전하는 플레처의 행동을 보면 의문을 갖게 됩니다. 하지만, 어떻게 보면 플레처는 교육 측면에서 앤드류에게 엄청난 자극을 준 사람이기도 합니다. 평범한 학생에게 독기를 알려준 선생님이라고 할 수 있죠. 그의 행동에 대해 두 가지의 입장 차이를 가지며 영화 <위플래쉬>는 '진정한 교육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을 건넵니다.

앤드류를 향한 플레처의 행동을 해석하는 것에 따라 결말이 달라지기도 해요. 초반 어딘가 어리숙했던 그는 스승을 만난 이후로 독기 가득한 모습을 보여줬죠. 이렇게 제자의 한계를 뛰어 넘기면서 천재를 발굴하려는 선생님의 모습이라고 생각하는 의견이 있습니다. 반면에, 독기를 품은 앤드류의 모습에서 성공에 대한 집착과 광기를 발견하면서 인간적인 면모를 잃게 만들었다는 평도 있었어요. 감독에 따르면, 앤드류는 슬프고 공허한 빈 껍데기 인간이 될 것이라고 전했을 뿐만 아니라 그에 대해 자신이 존경했던 아티스트인 션 케이시나 찰리 파커처럼 비극적으로 죽게 될 것이라고 인터뷰했다고 해요. 😱 앞으로 앤드류의 미래는 열린 결말이지만, 감독의 언급을 보니 슬프게 다가오기도 하네요.

더불어, 영화를 보면 두 가지로 나뉘는 결말과 함께 감상평도 나뉩니다. 최고를 만들기 위한 플레처와 그에 맞춰 성장하는 앤드류의 모습을 보고 열정적으로 살아보고 싶다는 욕망을 느낀 관객들이 있다고 해요. 이에 반해, 끝없는 채찍으로 학생들을 괴롭히는 플레처의 모습에서 오히려 인권 침해로 괴로웠다는 이들도 있었다고 합니다. 한국은 어릴 때부터 교육에 진심인 나라이기 때문에 강압적인 교육 분위기에 슬프게도 공감이 간다는 의견도 있었죠. 님은 이 영화를 보고 어떤 생각이 드셨는지 궁금하네요!🎼

<위플래쉬>는 많은 관객의 호평과 함께 영국 아카데미상 3개 부문을 비롯해 전 세계 140여 개 이상의 영화상을 싹쓸이한 명작인데요. 명작인 만큼 오랜 준비과정과 함께 엄청난 탄생기가 있을 것 같지만, 사실 <위플래쉬>의 탄생기에는 엄청나기보다는 의외의 이야기가 담겨 있어요.

사실 데이미언 셔젤 감독이 찍고 싶었던 영화는 <위플래쉬>가 아니었어요. 아주 오래전부터 셔젤 감독의 마음 속엔 <라라랜드>가 있었죠. 하지만 경력도 없는 신인 감독의 대규모 뮤지컬영화에 투자한다는 사람은 없었고, 결국 그는 <라라랜드>의 투자를 받기 위해 저예산 음악영화를 만들기로 하고 그렇게 <위플래쉬>의 시나리오를 써요.

그렇게 셔젤 감독은 <위플래쉬>의 시나리오까지 완성했지만, 또 한 번 난관에 부딪혀요. <위플래쉬> 역시 어쨌든 신인 감독의 작품이었기 때문에 투자하겠다는 사람이 없었던 거죠. 결국 셔젤 감독은 최후의 수단으로 단편영화를 만들기로 해요. 장편 <위플래쉬>의 시나리오 중에서 ‘앤드류’가 밴드에 들어와 ‘플레처’와 맞닥뜨리는 장면을 뽑아내서 <위플래쉬>라는 이름의 18분짜리 단편영화를 만들었죠. 18분짜리 <위플래쉬>는 2013년 선댄스 영화제 단편 부문에서 심사위원상을 받게 되고, 수상 경력 덕분에 그토록 원하던 투자를 받게 됐어요. 완성된 시나리오도 있겠다. 셔젤 감독은 장편영화 버전의 <위플래쉬>까지 거침없이 완성해요. 총제작비도 330만 달러로 할리우드 대작 영화들에 비하면 초저예산이었으며, 약 10주, 단 19회차의 촬영 만에 18분짜리 단편영화를 106분짜리 장편영화로 완성해내죠.

그렇게 완성된 장편 <위플래쉬>의 성공으로 셔젤 감독은 큰 주목을 받고, 그토록 꿈꾸던 <라라랜드>까지 흥행시켰어요. <라라랜드>로 세계 유명 감독 반열에 오르게 된 데이미언 셔젤 감독. 그 시작에는 18분짜리 <위플래쉬> 단편이 있었던 거죠.

작중 앤드류의 드럼 연주는 마일즈 텔러가 직접 했어요. 그도 그럴 것이 마일즈 텔러는 어릴 때부터 피아노와 드럼을 연주한 경험이 있었기에 가능했어요. 영화를 위해 일주일에 3일, 하루 4시간을 연습했다고. 영화에서 드럼 연습 중 손이 터져 피를 흘리는 장면이 나오는데 실제 연습할 때도 피를 흘릴 정도였다고 해요.
작중 플레쳐가 피아노를 연주하는 장면도 시몬스가 직접 연주했어요. 시몬스는 실제로 음악을 전공했어요. 아버지는 몬테나 음악 대학 교수를 역임, 어머니는 중학교 음악 선생님이라고.
플레쳐가 앤드류의 따귀를 때리는 장면은 시늉만으로 여러 차례 테이크로 찍다가 마지막 테이크 때 실제로 때려 촬영했다고 해요.
재즈 경연 무대에서 앤드류가 플레쳐를 덮치는 장면에서 플레쳐 역의 시몬스의 갈비뼈가 부러졌어요. 하지만 당시에는 이를 느끼지 못할 정도로 역할에 몰입했다고 해요.
앤드류의 격렬한 드럼 연습 장면에서 감독은 일부러컷 사인을 주지 않았어요. 사실감 있는 느낌을 위해 드럼을 치다가 스스로 지칠 때까지 연주하도록 두었어요. 게다가 영화의 클라이막스 장면에서 앤드류가 9분 동안 드럼 솔로 연주를 선보이는 장면은 마일즈 텔러가 실제로 9분 동안 드럼을 친 결과물이었어요.
감독은 고등학교 때 재즈 밴드의 드러머로 활동했어요. 영화제에서 상영 후 관객과의 대화 시간에 고등학교 당시 밴드 지휘자 선생님이 참석했을까 겁이 난다고 말하기도 했어요.

천재를 향한 집착과 땀으로 뒤덮인 드럼 연주! 영화를 보고 난 후에는 함께 연주를 한 것처럼 지치는 느낌까지 드는데요. 님은 보고 듣는 재미를 더하는 작품 <위플래쉬>를 감상한 후에 어떤 부분이 가장 기억에 남으시나요? 계속 반복되는 드럼 연주도 귀에 맴돌기도 하고, 피를 흘리며 연주하는 앤드류의 모습도 생각이 나는데요. 저희 부귀지기는 어떤 장면과 대사에서 감명을 받았을까요? 함께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심바 - 마지막 무대 위 연주 장면

저는 이 영화를 떠올리면 단연 생각나는 장면이 바로 마지막 무대 위 앤드류의 연주 장면이에요. 플레처의 계략으로 모르는 곡을 연주하게 되면서 앤드류는 당혹감과 모멸감을 느끼게 되는데요. 이후에 갑자기 시작한 드럼 연주는 앤드류의 광기를 잘 보여주는 장면이었어요. 복수심이 잘 보이면서 연주에 제대로 빠져든 모습에 엄청난 몰입감을 느낄 수 있었어요. 그의 연주에 플레처도 함께 동요하면서 음악에 빠져드는 두 사람! 앤드류의 짜릿한 연주가 계속되면서 끝날 때까지 제 손에 땀이 날 정도로 긴장하게 만들었던 장면이었어요. 이러한 음악적 교감을 통해 결국 플레처는 그의 제자 앤드류를 인정하게 되었다고 생각해요.

코다마 - 플레처의 고함 장면

제가 뽑은 <위플래쉬>의 명장면은 플레처가 소리를 지르며 앤드류를 혼내는 장면이에요. 이 장면에서 스위치가 켜진 듯 플레처의 완전히 다른 모습이 나오죠. 쉬는 시간까지만 해도 칭찬도 해주고 가족에 관해 물으며 앤드류를 살갑게 대해주던 플레처는 앤드류의 연주가 마음에 안 들자 앤드류의 가족까지 들먹이며 인신공격하고, 앤드류가 고함을 지르게 해서 독기를 끌어내요. 플레처가 가족에 관해 물은 건 앤드류를 더 효과적으로 자극하기 위해서였던 거죠. 특히 플레처가 따귀를 때리며 고함을 지르는 장면은 보는 사람마저 몰입하게 하고 긴장시킨 장면이었어요.

영화에 대한 다양한 생각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공간 🤗

부귀영화의 영화 놀이터에서 함께 이야기해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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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귀지기 한 줄 평 ⭐

심바

★★★★☆ (4.5/5)

영화를 보는 내내 감정이입으로 고통스러웠다.

그만큼 몰입도 최고였던 <위플래쉬>

프로도

★★★★ (4.0/5)

쉼 없이 몰아치는 드럼 소리에

내 손에서 피가 날 정도로 움켜쥔 두 주먹

<위플래쉬>는 교수와 신입생이 만나 벌어지는 이야기예요. 그 과정에서 음악에 대한 열정을 이끌어 내기 위해 계속해서 ‘채찍질(위플래쉬)’을 하는 영화죠. 그래서 영화의 주요 소재는 바로 드럼으로 연주하는 ‘음악’인데요. 모든 영화에서 음악이 등장하지만 음악을 주된 소재로 다루는 영화에서는 무엇인지 모를 생동감이 느껴져요. <위플래쉬>와 같이 관객의 몸을 움직이게 만들어 줄 음악영화 추천드려요!

<뮤직 샤펠(2023)>

<위플래쉬>의 매력에 푹 빠지셨다면, 이 영화 안 좋아하실 수가 없을 것 같아요. 영화계에서 제2의 위플래쉬라 불리고 있는 작품으로 올해 23년에 개봉한 영화 <뮤직 샤펠>인데요. 주인공 제니퍼가 콩쿠르 결선을 앞두고 11명의 경쟁자와 함께 ‘뮤직 샤펠’이라 불리는 성에 갇혀 연습 기간을 갖게 되는 1주일의 이야기를 담고 있어요. 그러나 폐쇄적인 공간과 경쟁 상황 속, 오롯이 음악만이 존재하는 외딴 성에서 그녀는 극심한 불안과 완벽에 대한 광기에 시달리게 되는데요. 후반부 신들린 그녀의 연주 장면은 배우의 몸짓과 표정은 소름 끼칠 정도로 압권이었고, 마치 위플래쉬의 백미인 마지막 대회 장면을 보는 것과도 같았어요. 미친 이들의 연주를 이번엔 클래식으로 즐겨보고 싶다면, 이 영화 한 번 감상해 보세요!

<맘마 미아!(2008)>

그리스의 한 섬에서 엄마 ‘도나’와 살고 있는 20살의 ‘소피’는 결혼식을 앞두고 엄마의 일기를 우연히 읽게 돼요. 일기에는 그간 모르고 살았던 아빠로 추정되는 세 남자에 대해 알게 되어 엄마 몰래 자신의 결혼식으로 초대해 일어나는 일들을 그리고 있어요. <맘마 미아!>는 1999년에 초연된 동명의 뮤지컬을 원작으로 하고 있어요. 영화는 쉴 새 없이 많은 노래가 나오는데요. 모든 노래는 스웨덴의 전설적인 혼성 팝 그룹인 ‘ABBA’의 작품이에요. <맘마 미아!>는 개봉과 동시에 큰 흥행을 거두었는데요. 심지어는 영국에서는 <반지의 제왕> 시리즈와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의 흥행 기록을 깰 정도였어요. 보증된 ABBA의 신나는 노래와 속이 시원해지는 그리스 배경, 선명한 색감의 영화와 연기력 높은 배우들의 조합은 보는 이의 마음을 행복하고 설레이게 만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