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 싶은 건 할 거야! 자스민

영화 속에서 매력적인 캐릭터를 꼽으라면 자스민이 빠질 수 없을 거에요. 그 이유 중 하나로 원작과 차이를 보이는 캐릭터성이 있어요. 같은 디즈니의 공주인 신데렐라, 백설공주가 수동적이었다면 영화 속 자스민은 원작보다 열망을 가지고 자신의 능력을 펼치기 원하는 공주에요. 작중 자스민은 시민으로 위장해 민심을 살피며, 그간 여성 술탄이 없었음에도 술탄이 되고 싶어 해요. 그 욕망을 가장 잘 표현한 노래가 바로 ‘Speechless’예요. Speechless는 원작에는 없는 곡으로, 영화 자스민의 진취적인 모습을 잘 표현한 솔로곡이죠. 노래가 불려지는 장면도 여성이라서 술탄의 후계자가 되지 못해 침묵해야만 하는 현실을 한탄할 때와 술탄이 된 자파로부터의 구금을 저항할 때인 만큼 자스민의 주체성을 가장 잘 표현하는 장면에 노래를 삽입했어요.

변화하는 디즈니 공주들

이런 자스민의 모습은 현재 시대상이 잘 반영된 것이라고 볼 수 있어요. 백설공주를 시작으로 디즈니는 여성을 혼자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수동적 주체로 묘사했어요. 그러다가 21세기에 접어들면서 과거와는 다른 능동적 주체로 바뀌어 갔는데, 대표적인 작품으로 <겨울 왕국>이 있어요. 하지만 이마저도 ‘Let It Go’에서 알 수 있듯이 세상을 등지고 자신을 고립시켜 자유를 얻겠다는 엘사와는 달리, <알라딘>의 자스민은 ‘Speechless’를 통해 어떤 디즈니 공주들보다 자기주장을 강하게 표현하죠. 이를 통해 시대를 거듭할수록 독립적이고 능동적인 디즈니 여성 캐릭터의 비중이 늘어난다고 볼 수 있어요. 그리고 이 점이 영화 <알라딘>을 더욱 빛나게 한 요인 중 하나이고요.

알라딘과 지니도 빠질 수 없지

이외에도 정말 다양한 캐릭터들이 나와요. ‘메나 마수드’가 연기한 알라딘은 능수능란한 원작과는 사뭇 다른 모습에 호불호가 많이 갈리기도 했지만 오히려 자신의 신분에 따라 소심하고 어수룩한 모습으로 그려져 덕분에 영화가 더욱 현실적으로 묘사됐어요. 하지만 무엇보다도 매력적인 캐릭터 중 하나로 ‘윌 스미스’의 지니를 빼놓을 순 없죠. 작중에서 지니는 알라딘의 조력자임과 동시에 농담, 노래, 춤 등으로 쉴 틈이 없을 정도로 바쁘게 영화에 활기를 불어넣어요. 거기에 윌 스미스 특유의 익살스러운 연기까지 더해지며 윌 스미스의 지니를 우려했던 모든 이들을 안심시켰어요. 그래서 지니의 캐릭터성이 빈틈없이 어우러져서 지니가 캐릭터라기 보다 하나의 영화적 배경 같기도 해요. 배경은 어디서든 자연스럽게 스크린 속에 녹아드니까요.

이렇게 영화 <알라딘>이 원작에 꿀리지 않게 호평을 받게 된 포인트들을 살펴봤어요. 사실 디즈니와 같이 원작 애니메이션이 유명한 작품일수록 실사 영화로 흥행에 성공하기가 쉽지는 않아요. 원작에 대한 기대감 때문에 실사 영화에 대한 실망감이 클 수 있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알라딘>은 개봉 전에도 많은 우려가 있었지만 그런 우려를 모두 잠재울 만큼, 그리고 원작과는 또 다른 매력을 보여줄 만큼 디즈니 실사 영화의 좋은 표본으로 남았다고 생각해요!

• 자스민

  비단 옷에 페이즐리 프린트, 화려하게 장식한 금빛 구슬과 자수가 들어간 자스민의 의상은 궁전이나 마을에서 나오는 여성들의 의상과는 다른데요. 남아시아로부터 영감을 받아 또 다른 가상 공간인 세헤라자드의 왕비인 어머니의 헤리티지를 반영시킨 거라고 합니다. 자스민의 강인한 성격과 삶에 대한 열정 그리고 왕족인 신분을 표현하기 위해 레드, 오렌지, 골드, 에메랄드 등 강렬한 컬러와 과감한 퍼스널 스타일을 부여하여 여성의 진정한 의미의 힘과 지성, 자기 결정권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해요.

• 알라딘

  거리의 소년부터 왕자까지 이르며 극단적인 신분 변화를 보이는 알라딘의 의상도 캐릭터의 개성을 살려 제작이 되었다고 하는데요. 애니메이션과 비슷한 두 가지 의상을 주로 입었는데 마이클 윌킨슨은 관람객들에게 무의식적인 반향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스트리스 스타일의 스웨거로 영화 초반에 거렁뱅이 룩을 주입했어요.

  
  

  알라딘의 헐렁한 자루 모양 실루엣의 서월 팬츠는 가이 리치 감독이 현대적인 버전을 원해 현재 남성복 트렌드를 반영하여 슬림한 컷과 오버사이즈 더블-플리츠의 가랑이 부분이 늘어진 린넨 트라우저를 디자인했다고 해요. 그리고 레드 베스트에 후드를 덧대 가벼운 스트리트 웨어 분위기도 연출하고, 알라딘의 활동적인 몸짓들을 감안해 전통적인 포인티 토 슬리퍼에 끈을 싸매 더욱 맞춤 앵클 부츠로 만들었어요.

  
  

  알라딘이 아그라바 왕국으로 들어갈 때 스크린 프린트와 자수 장식의 장엄한 긴 망토, 타조 깃털이 흔들리는 큰 브로치로 완성된 오버사이즈 터번이 포함된 아이보리와 골드가 방대하게 레이어드 된 옷을 입었는데요. 이것에 마이클 윌킨슨은 "알라딘은 새로운 화려한 옷과 보석이 과장되어 불편해 보이는 순간이 있다"라고 말했어요. 하지만 알라딘은 자스민 공주와 연결되면서 어색한 레이어드에서 벗어나게 됩니다. 그렇게 마이클 윌킨슨은 "결국 알라딘은 매직 카펫에 있을 때 가장 늠름해 보인다"라고 덧붙였다고 해요.

• 지니

  마이클 윌킨슨은 "지니는 변덕스럽고 기괴한 캐릭터” "매번 그를 볼 때마다 룩에 공을 들였고 약간 조절을 해 좀 더 과장되게 만들었다"라고 말했어요. 그렇게 마법적인 의상을 위해 인도, 중동, 튀르키예, 모로코에서 패브릭을 소싱 했다고 해요. 그리고 과장되게 만들기 위해 다양한 터번, 광택이 나는 추가 베스트, 불륨감 넘치는 팬츠 등을 제작했어요.

• 자파

  자파에게는 군사적인 배경을 암시하는 것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해요. 그렇게 그의 예복에는 갑옷같이 도금한 금속과 작은 쇠사슬을 엮어 디테일하게 만들었어요. 이것은 아그라바 왕국에 자파의 사악한 야망을 담았다고 합니다.

판타지적인 장면이 많이 등장하는 <알라딘>, 마법 양탄자를 타고 나는 장면이나 아그라바의 여러 생동감 넘치는 광경들은 어떻게 촬영되었을까요? <알라딘>은 영국의 롱크로스 스튜디오, 아보필드 스튜디오에서 대부분 촬영되었고 사막이 등장하는 장면은 요르단 와디럼에서 촬영되었다고 하는데요.

이중 아그라바 왕국 세트는 롱크로스 스튜디오에 구현되었어요. <왕좌의 게임> 프로덕션 디자이너인 젬마 잭슨이 참여했다고 해요. 작중 등장하는 아그라바는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는 동양의 관문이자, 아라비아와 아랍 문화에 영향을 받은 국제적 규모의 도시인데요, 프로덕션 디자이너 젬마 잭슨은 이 아그라바에 생동감을 불어넣기 위해 컬러, 문화, 소리를 만들어내는 작업을 해냈어요. 축구장 두 개의 면적과 맞먹는 규모의 야외 세트장 제작에는 약 15주가 걸렸으며 기존 뮤지컬 <알라딘> 무대 공간의 분위기도 반영했다고 해요. 또한 건물의 배치와 거리의 곡선, 집들의 방향도 배우들의 뮤지컬 넘버 씬과 액션 씬의 동선을 반영한 디자인의 결과라고 하네요.

또한 영화의 클라이막스이자 대표적인 사운드 트랙인 ‘A Whole New World’의 양탄자 비행 장면은 시각효과팀이 작업한 6개의 축이 들어간 특수 매트를 사용해 촬영했다고 해요. 유압식 플랫폼으로 제작된 이 매트는 수동으로 액션을 입력해 상하좌우로 조작을 할 수 있었습니다. 자스민 역의 나오미 스콧은 “우리는 폼 소재의 매트에 무릎을 꿇고 앉았다. 옆에는 블루 스크린이 연결되어 있었고. 마법의 양탄자를 타고 수월하게 하늘을 나는 장면인데 실제로는 쉽지 않았다. 하지만 음악이 나오고 노래를 부르면서 감정이 솟아나 모든 것이 어우러졌다.”고 촬영현장을 회상했다고 하네요. 실제 세트에 대형 스크린을 설치해서 배우들이 양탄자를 날며 보게 될 광경을 스크린에 보여줘 실감나는 연기를 이끌어내기도 했다고 해요.

한편, 귀염둥이 원숭이 ‘아부’를 비롯한 등장 동물들은 어떻게 촬영되었을까요? 알라딘의 심복 원숭이 ‘아부’, 자파의 앵무새 ‘이아고’, 자스민의 호랑이 ‘라자’는 디지털 캐릭터라 사실은 CG로 제작된 동물들이에요. 제작진은 촬영 동안에는 인형을 활용해 배우들의 연기와 리액션을 도왔다고 해요. 알라딘 역의 메나 마수드는 “몇 주일 동안 인형과 작업하면서 아부가 내 어깨에 올라왔을 때의 무게감이라든가 아부를 내려놓거나 드는 동작 등 물리적인 특징을 익혔다. 촬영이 시작되었을 때는 그 정보를 종합해서 아부가 거기 있다고 상상하면서 연기했다.”고 전했어요.

실감나는 세트장과 배우들과 스태프들의 노력의 산물인 등장 동물들, 그리고 불후의 명장면인 ‘A Whole New World’의 마법 양탄자 장면까지, 많은 노력들이 모여 알라딘의 영상미와 눈을 끄는 장면들을 만들어냈다고 볼 수 있어요.

알라딘

★★★★☆ (4.5/5)

신나는 OST와 아름다운 볼거리! 만족스러운 실사화!

코다마

★★★☆ (3.5/5)

아무래도 알라딘이 풀어준 지니가 윌 스미스로 환생한 게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