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봉: 2003년
· 장르: 애니메이션, 모험, 액션
· 러닝타임: 135분
· 감독: 미야자키 하야오
· 주연: 마츠다 요지, 이시다 유리코
전쟁에서 패배해 숨어 살고 있는 에미시 일족, 어느날 일족의 마을에 재앙신이 나타나 마을을 어지럽힌다. 차기 족장으로 촉망받던 아시타카가 재앙신을 물리치지만, 그 과정에서 저주에 걸린다. 저주를 풀기 위해서는 마을을 떠나야 하지만 에미시 일족에겐 떠난 사람은 다시 돌아올 수 없다는 법이 있었으니,,, 아시타카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저주를 풀기 위해 길을 나선다.
#애니메이션 #교훈 #지브리 #원령공주 #지브리 남주 1위 #자연보호 #코다마 |
|
|
안녕하세요. 부귀영화의 에디터 부귀지기 코다마예요. 이번 레터는 저 코다마가 나온 영화 <모노노케 히메>를 준비했어요. 앞으로 5주간 저희 부귀지기들이 나온 영화를 다루는 부귀지기 닉네임 특집으로 재밌는 영화 이야기를 전달해드릴 예정이니 기대해주세요!!
먼저 코다마는 <모노노케 히메>에서 비중 있는 캐릭터는 아니에요. 오히려 대사 하나 없는 캐릭터로, 영화의 결말에서 희망이 남아있음을 상징하는 역할을 할 뿐이죠. 하지만 이런 말이 있어요. “고양이는 귀엽지 않았다면 멸종당했을 것이다.” 이 말은 고양이들이 어떤 미운 짓을 해도 귀엽기 때문에 용서가 된다는 것을 재밌게 표현한 말인데요. 저 역시 같은 이유로 비중은 적지만 귀여운 ‘코다마’가 좋아서 닉네임을 코다마로 정했어요. <모노노케 히메>는 지브리 작품 중에서도 명작으로 꼽히는 작품으로 다룰 내용이 많아 콘텐츠를 선정할 때도 고민이 많았는데요. 영화 속 내용을 꾹꾹 눌러 담아 준비했으니 재밌게 읽어주세요! |
|
|
🚫잠깐!🚫
이제부터 <모노노케 히메>에 대해 낱낱이 파헤칠 거예요.
혹시 <모노노케 히메>를 아직 보지 않았다면
스포일러가 될 수 있어요! |
|
|
영화 <모노노케 히메>는 인간과 함께 ‘자연’을 떠올릴 수밖에 없는 작품입니다. 이 영화를 한 문장으로 설명하자면, 자연과 인간의 대립이라고 할 수 있어요. 자연의 거대함과 웅장함, 그리고 이를 이용하고 대립하는 인간에 대한 이야기까지! 영화가 전하는 인간과 자연에 대한 메시지를 함께 알아보아요. |
|
|
우리의 삶에서 ‘자연’은 절대 떼어낼 수 없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자연에서 발생하는 자원이나 에너지로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영위하고 있죠. 이렇게 우리는 자연으로부터 많은 것을 얻고 좋은 영향을 받으며 살아가지만, 인간은 자연에게 악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근대화가 되어가면서 우리는 자연을 아무 거리낌 없이 이용하고, 끊임없이 우리 입맛대로 사용하고 있죠. 아이러니하게도 우리의 삶이 자연으로 인해 편해질수록 자연은 점점 망가지고 있습니다.
현재 자연은 인간에 의해 파괴되면서 심각한 환경 문제가 대두되고 있습니다. 동물들은 멸종 위기에 처하고, 기후는 예측하기 어려워지며, 여러 환경 문제들로 지구가 아파하고 있다는 것을 강하게 느낄 수 있죠. 우리의 삶이 좋아질수록 자연의 생태계가 파괴되어간다는 것. 어쩌면 더 아프고 슬픈 현실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에 영화는 이야기합니다. 자연은 단지 인간의 삶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 인간의 이기심을 내려놓고 자연과 함께 살아가야 한다고 말이에요.
|
|
|
영화 속 ‘자연’에 대한 메시지는 감독의 인터뷰에서도 확인할 수 있어요. 개봉 당시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은 “인간은 자연과 투쟁하는 문명을 구축해왔다. 자연이 문명을 파괴하려고 할 때, 문명 또한 위험한 상태에 처한다. 나는 그 곤란하고 어려운 화제에 도전할 시기가 온 것이라 생각한다. 사람들은 성스러운 자연에 대한 경의를 잃어갔을 것이며, 이 작품에서는 그런 모든 전 과정을 표현한 것이다.”라며 영화 속 주제에 대해 언급했습니다. 이렇게 감독은 자연에 대한 경의를 잃지 않고, 우리의 잘못된 점을 반성하기 위해 <모노노케 히메>를 만들었다고 할 수 있어요.
하지만, 이 작품이 단순히 자연을 아끼고 사랑하자고 이야기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영화에서는 인간과 자연, 동물들은 자신들의 것을 지키기 위한 싸움을 하고 있는데요. 자연은 자신들의 영역에 들어와 우리의 것을 망치는 인간과 맞서고, 인간은 자신의 터전을 지키기 위해 무기를 들었어요. 서로의 것을 지키기 위해 싸움이 시작된 것이죠. 인간이 먼저 시작한 싸움에 우리의 행동을 되돌아보며, 반성해야 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여기서 더 나아가 <모노노케 히메>는 변해야 하는 것은 변하면서 서로 공존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어요. 인간에게 자연이 필요한 존재인 것처럼 자연에게도 인간이 필요한 존재가 될 수 있도록 말이에요. 영화를 보다 보면 자연의 신이 등장하면서 대자연과 환경을 대변하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어요. 눈으로 보지 못했던 자연을 실제로 마주하게 되면서 그에 대한 영향력도 거대하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이 작품을 통해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다시금 생각하면서 서로 공존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
|
|
그동안 자연을 다룬 많은 작품의 선한 역과 악역 구분은 명확했어요. 자연을 지키는 캐릭터는 선한 역이고, 자연을 파괴하는 캐릭터는 악역이었죠. 하지만 <모노노케 히메>의 주요 캐릭터들은 선한 역과 악역으로 구분 짓기 어려워요. 그동안의 작품들은 자연과 인간을 선과 악의, 이분법으로 구분했어요. 그 때문에 캐릭터 또한 평면적일 수밖에 없었죠. 하지만 <모노노케 히메>는 선과 악의 대립 구도에서 벗어나, 입체적인 캐릭터를 통해 자연과 인간을 다면적으로 그려냈어요. 때문에 <모노노케 히메>를 보고 나면 자연과 인간에 대해 많은 생각이 들어요. 그렇다면 많은 생각을 하게 한 <모노노케 히메> 속 캐릭터들은 어떤 특징을 갖고 있을까요? |
|
|
산
산은 자연의 편에서 인간 편인 에보시와 대립해 싸우는 캐릭터예요. 늑대신 모로에게 길러진 야생 소녀로 야성적인 분위기를 풍기죠. 그녀는 자연을 파괴하는 타타라 마을의 에보시의 목숨을 노리고 있어요. 인간의 언어를 모르는 숲의 신들이 인간과 대화할 수 없듯이 그녀 또한 모로에게 길러졌기 때문에 동물들과는 대화할 수 있지만 인간과는 대화할 수 없어요. 그녀는 인간에게 대립해 싸우고, 여러 면에서 자연에 속한 듯 보이지만, 그렇다고 또 완벽하게 숲에 녹아든 캐릭터는 아니에요. 자연의 편에서 싸운다고 해도 그녀는 결국 인간이죠. 모로족의 식구로 받아들여졌지만 다른 숲속 동물에게 적대적인 말을 듣기도 해요. 그녀는 성성이 일족에게?"우리가 모두 죽어도 너는 안 죽는다, 너는 인간이니까."라는 말을 듣기도 했어요.
|
|
|
에보시
에보시는 타타라 마을을 이끌고 있어요. 그녀는 타타라 마을의 번영을 위해 숲을 파괴하죠. 시간이 지나며 점점 더 많은 숲을 파괴하기 때문에, 자연과는 적대적인 관계에 있는 캐릭터예요. 여기까지만 보면 그녀 역시 다른 작품과 다를 것 없는 악역인 것 같지만 그녀가 이끄는 마을을 보면 에보시의 입장이 이해가 가요. 그녀는 약한 자, 병에 걸린 자들을 돌보고 그들이 생존할 수 있는 공동체를 관리하고 있어요. 팔려 나온 여자들은 풀어주고 타타라 마을에서 지내게 해주고, 많은 사람이 피하는 나병 환자들을 내쫓지 않고 일거리도 주죠. 자연을 파괴하는 그녀가 나쁘게 보이지만 약한 사람들을 위해 주변의 숲을 파괴할 수밖에 없는 그녀의 입장을 생각하면 무턱대고 악이라고 규정할 수 없는 복잡한 캐릭터예요.
|
|
|
아시타카
<모노노케 히메>에서 인간과 동물은 소통할 수 없어요. 산은 인간이지만 늑대에게 자랐기 때문에 인간과 소통할 수 없죠. 이 점에서 아시타카는 다른 캐릭터보다도 더 특별한 캐릭터예요. 그는 인간과 자연, 모두와 소통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캐릭터로, 숲의 신들과 대화할 수 있고 사람들과도 대화할 수 있어요. 인간과 대화할 수 없는 산, 동물과 대화할 수 없는 에보시와는 다르죠. 아시타카는 양측 모두와 대화할 수 있으며 포용력까지 가졌어요. 그는 산을 구하다 다쳤을 때, 그리고 산이 자신에게 상처를 입혔을 때도 모든 것을 이해하고 포용해요. 그러므로 아시타카는 중립적인 중재자가 캐릭터라고 할 수 있어요. 영화의 결말에서 아시타카는 타타라 마을에 남기로 해요. 인간과 자연의 입장을 모두 이해하고 포용할 수 있는 그가 중재자 역할을 이어간다는 것을 알 수 있죠.
|
|
|
시시가미
시시가미는 자연 그 자체를 상징하며 신들의 절대자 같은 존재예요. 다른 숲의 신들과 급이 다른 존재로, 삶과 죽음을 결정할 수 있죠. 시시가미는 다른 신들이 인간들과 전투를 벌일 때도 시시가미는 아무런 개입도 하지 않아요. 동물 신이나 인간 누구에게도 도움을 주지 않는 중립적 캐릭터인 거죠. 숲의 주인인 그가 숲의 편에 서지 않는다는 것은 아이러니해 보여요. 하지만 사자에게 잡아먹히는 토끼가 불쌍하다고 토끼를 살려준다면 사자가 굶어 죽는 것처럼 시시가미는 인간 역시 하나의 동물로 보고 중립적 태도를 유지하는 거죠. 중립적인 시시가미도 분노했던 때가 있어요. 인간들이 시시가미의 목을 가지고 달아나자 시시가미가 내린 재앙이 시작된 거죠. 시시가미는 대자연의 법칙에서 정해진 선을 넘으면 모든 것을 멸할 수 있다는 것을 인간들에게 보여줌으로써 자연과의 공존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캐릭터예요.
|
|
|
영화는 위의 이야기처럼 자연과 인간의 관계 속에서 상생의 중요성을 전달하며, 관객들에게 큰 메시지를 남겼어요. 하지만 영화의 배경에는 단순히 자연을 둘러싼 인물들의 입장 외에도 훨씬 더 많은 설정들을 담고 있습니다. 일본의 역사적 배경을 비롯해서 신화와 민담 등 당시 시대의 여러 주제와 갈등을 바탕으로 영화의 세계와 캐릭터를 창조해냈어요. |
|
|
인간과 자연이 투쟁하기 시작한 시대
1997년에 개봉한 <모노노케 히메>는 중세 일본을 배경으로 한 미야자키 감독이 만든 최초의 시대극이에요. 영화의 시대적 배경은 14세기부터 16세기까지 지속된 일본의 무로마치 시대 후기에 뿌리를 두고 있는데, 미야자키 감독은 왜 이 시대를 영화의 배경으로 설정했을까요? 그것은 바로, 이 시기를 사람들이 자연에 대한 경외감을 잃기 시작한 시작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에요. 정확히는 센고쿠 시대로 알려져 있는데, 이 당시의 일본은 큰 변화와 혼란의 시기였어요. 다양한 무장들이 나라를 지배하기 위해 내전이 끊임없이 일어났고, 이 과정에서 사회적, 정치적 격변뿐만 아니라 무역적, 상업적으로도 큰 변화가 일어났죠. 이때 교류를 통해 근대화의 물결이 밀려 들어오기 시작하며 산업화가 시작되었고, 땅을 지배하려는 목적을 가졌던 만큼 군사 전술과 전략에 큰 영향을 미치는 총기 등의 무기가 널리 사용되었으며 강철 생산량 또한 크게 증가했다고 합니다.
이러한 시대적 배경은 영화에서 중요한 설정으로 고스란히 작용했어요. 영화 속 타타라 마을은 철을 만들기 위해 나무를 베고, 숲을 개간하죠. 그리고 저항하는 숲의 신들을 화승총과 화약 등의 총기로 위협했어요. 숲의 신들이 ‘신’이라는 이름이 무색하게도 속수무책으로 당할 만큼 이 모든 것들은 자연에게 파괴적이었죠. 이는 센고쿠 시대 당시 경제와 산업이 발전하기 위해 산림을 개간하기 시작하면서 환경 파괴가 가속화되었던 것과 유사하게 볼 수 있어요. 이렇게 미야자키 감독은 센고쿠 시대의 묘사와 역사적 사실을 영화 속 설정에 자연스럽게 녹여내어 설득력 있는 세계관을 만들어 냈어요.
|
|
|
여성의 인권을 재정의하는 에보시의 역할
이러한 시대 배경 속에서 흥미롭게 볼 수 있는 설정이 있는데, 바로 ‘여성의 인권’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무로마치 시대 당시의 사회는 사무라이 계층이 상위에 있고, 하위에는 농민 계층이 있는 위계적인 구조였어요. 이렇게 무력이 지배하는 시대에는 특히나 신체적 힘이 상대적으로 약한 여성들의 지위나 가치가 상대적으로 낮을 수밖에 없었죠. 그러나 이 같은 영화의 시대적 배경 속에서도 에보시는 사회적 틀을 깨고, 타타라 마을에서 권력을 장악하며 영향력을 발휘하는 인물로 등장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에보시를 중심으로 꾸려진 타타라 마을은 여성과 남성이 평등하며, 어찌 보면 여성이 더 크게 목소리를 내는 마을이라고 볼 수 있었어요.
에보시는 강한 의지와 리더십, 전투력까지 뛰어난 여성으로 마을의 남녀 모두에게 존경을 받는 인물이자 한마을의 지도자예요. 그녀는 약자를 차별하지 않고, 마을 사람들을 보호하며 마을의 번영을 위해 거침없이 행동하는 훌륭한 수장으로서의 역할을 다 하고 있어요. 특히나 그녀는 타타라 마을의 여성들에게 전에 없던 권한과 자율성을 부여해 주었습니다. 유곽에 팔려나갈 위기의 여성들을 데려올 뿐만 아니라, 그녀들이 스스로 일어서고, 보호할 수 있는 수단을 제공해 주었죠. 사회가 문명화되면서 중요해진 제철 산업을 타타라 마을의 여성들이 주관하여 철을 생산하게 함으로써 남성들에게도 기죽지 않을 수 있는 역할을 맡게 해주었어요. 또한, 마을 여성들도 사용할 수 있도록 총기를 가볍게 만들어 적에게 스스로 맞설 수 있는 힘을 가질 수 있게 해주었죠. 이렇게 에보시라는 여성 지도자를 통해 미야자키 하야오가 전달하고자 하는 여성에 대한 철학을 조금 엿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
|
|
아이누족의 ‘레타르 세타’ 설화
아시타카와 그의 부족 에미시 일족 그리고 산(모노노케 히메), 이들의 이야기는 모티브가 된 이야기가 존재하는데 바로 아이누족과 그들의 신화 ‘레트라 세타’ 설화입니다. 일본인 다수가 야마토 민족으로 알려져 있지만 아이누족, 류큐족을 비롯한 많은 소수 민족 또한 일본에 거주해 있었다고 해요. 그중에서 일본 홋카이도 일대에 거주하던 아이누족이 바로 영화 속 아시타카의 일족인 에미시족의 모티브가 되는 일족이죠. 아시타카의 일족은 중앙에서 도망쳐 정착하였으며, 동쪽과 북쪽의 어느 곳이라 지칭되는데 이는 야마토와의 전쟁에서 패배해 외곽까지 이주해야 했던 아이누 일족의 이야기와 일맥상통합니다. 이들에게는 탄생 신화가 존재하는데, 그중 ‘레트라 세타’는 흰 개(세타)가 인간에게 시집을 와 아이를 낳았는데 이것이 아이누족의 선조가 되었다는 설화입니다. 영화에서 재앙 신의 저주를 받은 아시타카는 마을을 떠나 서쪽으로 가서 들개신 모로에게 자란 산과 인연을 맺는데, 여기서 아시타카와 산이 각각 이 설화의 인간과 흰 개에 해당하는 것이죠. 기록이 굉장히 적어 많이 알려지지 않은 설화였지만 미야자키 하야오가 이 설화를 바탕으로 애니메이션 영화 <모노노케 히메>로 탄생시켰고, 그 결과 아이누 신화 중 가장 유명한 이야기가 되었다고 합니다.
|
|
|
<모노노케 히메>는 매력적인 인물과 흥미진진한 서사로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죠. 그런데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구상한 원래 <모노노케 히메> 시나리오는 지금과는 많이 달랐다고 해요. 그리고 제작 과정에서도 많은 노력이 있었다고 하는데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모노노케 히메>의 원래 시나리오는 무엇인지, 어떤 제작 과정이 있었는지 같이 파헤쳐 봐요!
|
|
|
모노노케 히메가 모노노케 히메인 이유
영화 내용이 제목인 ‘모노노케 히메’와 큰 연관성이 없다고 느꼈다면 원래 시나리오를 알게 되면 이해가 될 거예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초기에 구상했던 시나리오는 ‘토토로’와 비슷한 외형의 요괴인 ‘모노노케’가 한 무사를 살려준 것을 계기로 무사의 딸인 ‘히메(아가씨 정도의 호칭)’를 데려간다는 내용이었어요. 오히려 지금보다 ‘모노노케 히메’라는 제목이 더 어울리는 시나리오죠. 또한 ‘산’의 이름이 산인 이유도 무사의 딸이 셋째(三) 딸이라는 설정에서 그대로 가져왔다고 해요. 결국 ‘모노노케’는 본래 시나리오의 요괴를, ‘히메’는 무사 집안의 아가씨 호칭이니 ‘모노노케 히메’는 지금의 산을 완전히 반영하는 명칭은 아닌 셈이에요.
|
|
|
고전과 현대의 중간
<모노노케 히메>는 3년의 제작 기간과 200억 원의 예산을 통해 탄생했어요. 미술 담당자는 작중에 나온 에미시 일족의 마을을 구현하기 위해 일본의 시라카미 산지와 아오모리 현을 실제로 취재하고, 작중의 숲 구현에 영감을 얻기 위해 ‘야쿠시마’라는 섬에 5박 6일 일정으로 갔다 왔다고 해요. 야쿠시마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이자 1천 년 된 나무와 깨끗한 바다, 일본 최대의 거북 서식지를 볼 수 있는 곳이라 오래되고 신비한 작중의 숲을 구현하는 데 최적의 장소였을 거예요.
그리고 <모노노케 히메>는 지브리 스튜디오가 셀 애니메이션 방식으로 제작한 마지막 애니메이션이에요. 즉, 손수 그린 여러 장의 그림을 카메라로 촬영해 만든 작품이죠. 그만큼 많은 공을 기울이기도 해서 결과적으로 14만 장 이상의 프레임으로 제작했어요(이전 장편 애니메이션들은 5~7만 정도의 프레임 수였다고 해요). 또한 셀 애니메이션뿐만 아니라 CG, 디지털 채색이 함께 사용된 작품이기도 해요. <모노노케 히메> 이후 작품들은 모두 디지털 작업으로 전환했기 때문에 <모노노케 히메>는 기존 고전적인 방식에서 현대적인 방식으로 넘어가는 과도기적 애니메이션이었다고 할 수 있어요.
|
|
|
영화 <모노노케 히메> 속 남자 주인공 ‘아시타카’는 잘생긴 외모와 의롭고 올곧은 성격, 뛰어난 전투력 등 이상적인 영웅상을 그대로 옮겨놓은 캐릭터인만큼 지브리 최고의 남주으로 뽑히는 주인공이에요. 스토리가 전개되는 내내 산의 슬픔을 안아주고 위로하는 다정한 모습뿐만 아니라 저주받은 몸으로 운명에 맞서는 강인하고 대범한 모습까지 보여주며 여심을 제대로 자극했습니다. 😍 특히나 아시타카가 죽어가는 상황임에도 산에게 ‘살아라, 그대는 아름답다’고 말하는 장면은 영화 팬들에게 아직도 회자되는 명장면이죠. 영화는 모든 일이 끝나고 희망찬 앞날을 바라며 평화롭게 끝나는데요, 아쉽게도 아시타카와 산, 둘의 관계가 명확하게 정의되지는 않았어요. 둘은 과연 어떻게 되었을까요? |
|
|
킹스맨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인터뷰에서 직접 언급한 후일담에 의하면 둘은.. 부부가 됩니다! 원래 영화 마지막 장면의 그림 콘티에는 산이 아시타카의 프러포즈를 받아들인다는 서술이 있었다고 해요. 하지만 영화 장면에는 명확하게 표현되지 않았었는데, NHK 「전문 직업의 방식(プロフェッショナル)」 특집에서 미야자키 감독은 둘의 관계를 가요이콘(通い婚)이라고 했다고 해요. 이는 결혼한 부부가 함께 살지 못하고 남편이 아내가 있는 곳으로 왕래하는 혼인 형태라고 합니다. 영화 마지막 장면에서 아시타카가 산에게 ‘너는 숲에서 살아. 나는 타타라 마을에서 살게’, ‘함께 살아가자. 야쿠르와 함께 만나러 갈게’라고 하는 걸 보면 감독이 정의한 둘의 관계가 딱 맞는 것 같지 않나요? |
|
|
코다마
영화 초반부에 아시타카를 오라버니라 부른 여자의 이름은 ‘카야’로 아시타카의 여동생이 아닌 아시타카의 약혼자예요. 둘은 깊은 관계였지만 아시타카가 산을 선택했으니 카야와 아시타카는 맺어지지 않았죠. 약혼녀를 두고 산과 이어진 아시타카를 안 좋게 볼 수도 있지만 아시타카가 저주에 걸렸을 때부터 둘은 이미 이어질 수 없었어요. 전쟁에서 패배하고 숨어 사는 신세인 에미시 일족의 일원은 마을을 나갔다가 돌아올 수 없기 때문이에요. 마을을 나간 사람이 돌아오는 길에 미행당해 마을이 야마토 조정에 몰살될 것을 방지하기 위해 생긴 규칙이었죠. 그 때문에 아시타카가 저주를 풀기 위해 마을을 떠나는 순간부터 추방자가 되어 마을로 돌아올 수 없는 사람이 됐던 거죠. |
|
|
영화에 대한 다양한 생각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공간 🤗
부귀영화의 영화 놀이터에서 함께 이야기해 봐요!
|
|
|
프로도
★★★★☆ (4.5/5)
자연과 인간의 조화를 황홀한 서사로 말하는 작품
퓨리
★★★★ (4.0/5)
조화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하게 만드는, 지브리의 정수. |
|
|
<모노노케 히메> 외에도 지브리에는 명작 애니메이션이 많은데요, 지브리 영화가 가지고 있는 공통적인 부분들도 있죠. 오늘은 그런 지브리 애니메이션 중에서도 <모노노케 히메>와 깊은 연결고리가 있는 작품 세 가지를 가져와봤어요. |
|
|
<이웃집 토토로>
<모노노케 히메>의 맨 마지막 장면에 등장하는 코다마 한 마리 기억나시나요? 이 코다마가 나중에 <이웃집 토토로>의 토토로가 된다는 지브리의 공식 설정이 있다고 해요. <이웃집 토토로>는 1952년을 배경으로 하는, 도시에서 시골로 이사한 자매 사츠키, 메이와 숲의 신인 토토로의 이야기를 다룬 판타지 애니메이션이에요. 메이와 사츠키가 겪는 여러 가지 모험과 꿈, 현실. 그리고 이 두 자매를 도와주는 토토로의 따뜻한 마음씨와 두 자매의 가족에 대한 이야기. 코다마가 성장해 숲의 신이 되어 만들어가는 이야기를 오늘 함께 만나보시는 건 어떠세요? |
|
|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바람계곡의 나우시카>는 미야자키 하야오가 감독한 <모노노케 히메>의 전작인데요, 주제와 인물 등이 <모노노케 히메>와 비슷한 듯 다른 내용을 담고 있어요. <바람계곡의 나우시카>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이후 작품들의 원형이 되는 작품인데요, 자연과 인간의 대립, 환경 파괴에 대한 문제와 제국주의, 패권주의에 대해 다루고 있어요. <바람계곡의 나우시카>는 미야자키 감독의 이후 작품에도 영향을 줬지만 다른 작품들에게 영향을 받기도 했는데요, 부귀영화에서도 다룬 적 있는 <듄>의 원작 소설에서도 영향을 받아 먼 미래의 모래 행성을 배경으로, 생태계 문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지브리 세계관의 원조가 되는 <바람계곡의 나우시카>도 함께 보는 걸 추천드려요. |
|
|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내용상으로 깊은 연결고리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은 <모노노케 히메>와 같이 죽기 전 꼭 봐야 할 영화로 꼽히는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에요. 시골로 이사를 왔다가 부모님과 함께 처음 보는 터널을 지나 신의 세계로 넘어온 치히로. 그곳에서 부모님도 잃어버리고 기묘한 여관에 갇혀 이름을 빼앗기는 치히로와 그 앞에 나타난 의문의 소년 하쿠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어요. 신들의 온천장에서 겪는 치히로의 모험 중에 하쿠와 치히로의 비밀이 밝혀지게 되는데요. 죽기 전 꼭 봐야 하는 애니메이션 영화로 꼽히는 데에는 이유가 있겠죠? 과연 치히로는 이름을 되찾게 될까요? |
|
|
부귀지기 닉네임 속 영화 파헤치기 2탄!🖤 다음 주에는 에디터 '킹스맨' 캐릭터가 나오는 작품
<킹스맨 : 시크릿 에이전트>를 부귀영화로 다뤄보려고 합니다.
이 영화는 슈트를 입고 펼쳐지는 우아한 액션신이 화제였죠.
특히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고 강조한 (Manners Maketh Man)
콜린 퍼스의 등장 또한 영화의 매력 포인트였는데요.
총 3편까지 나온 영화의 첫 시작을 함께 해보려고 합니다.
우리를 매료시킨 젠틀맨 스파이 이야기!
님을 시크릿 에이전트로 초대합니다. 다음 레터도 기대해 주세요! |
|
|
오늘의 부귀영화, 어떠셨나요?
아래 버튼 클릭으로 오늘의 부귀영화에 대한 피드백을 남겨주세요~! |
|
|
그럼 우리는 다음주에 새로운 영화로 다시 만나요~!👋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