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드 맥스:분노의 도로>를 떠올리면 녹슬고 위협적으로 생긴 차량들이 먼저 생각나요. 그만큼 영화에서 비중있게 다뤄진 부분이 카 체이싱 액션이었던 만큼 인상적으로 다가왔어요. 그런데 마냥 액션 영화로만 느껴지는 <매드 맥스:분노의 도로> 속에는 작품 속 세계를 설명해주는 다양한 은유와 상징이 숨어있어요. 그 중 대표적으로 생명과 죽음에 대한 상징을 다뤄봤어요.

영화에서는 다양한 요소를 통해 이분법적으로 생명과 죽음을 일관적으로 묘사하고 있어요. 영화의 배경이 메마른 황무지이다 보니 죽음보다는 생명에 대한 묘사가 제일 두드러지는 것 또한 특징이죠.

생명과 탄생

생명과 탄생을 대표하는 요소들로 ‘물’, ‘모유’, ‘여성(임신)’, ‘씨앗’, ‘크롬’ 등이 있어요. 모두 생명이 탄생하고 유지하는 데 있어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요소들이죠. 여기서 중요한 점은 물, 모유, 임신한 여성, 씨앗(목초지)은 임모탄이 직접 소유하고 제어한다는 점이에요. 모든 생명의 근간이 되는 요소들을 통제함으로서 스스로를 신으로 포장하고 있어요. 이처럼 조물주가 생명의 탄생을 관장한다는 관점에서 보면 임모탄의 소유와 통제에는 모두 이유가 있었던 것이죠.

워보이들이 발할라를 꿈꾸며 입에 뿌리는 크롬 스프레이도 같은 맥락이에요. 처음에는 단순한 영화적 재미 요소로만 생각했는데 영화에 등장하는 모든 금속들이 녹슬었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크롬 스프레이가 그저 눈요깃용 장치는 아니었던 거죠. 시간이 지나면 나이들고 죽듯이 금속도 녹슬어가요. 그런 금속도 주조되어 탄생했을 때에는 워보이들이 뿌리는 스프레이처럼 은빛으로 빛났을 거에요. 발할라에서의 편안한 영생을 외치며 크롬 스프레이를 뿌리는 것을 통해 영원한 생명을 갈망하는 워보이들의 염원을 크롬 스프레이로 표현했다고 볼 수 있어요.

소멸과 죽음

이와 반대되는 소멸과 죽음을 대표하는 요소들로는 ‘기름’, ‘남성(워보이)’, ‘무기’, ‘총알’, ‘가스’, ‘녹슨 철’ 등이 있어요. 모두 탄생보다는 소비, 소멸의 성격이 강한 요소들이에요. 이 요소들 역시 임모탄이 모두 소유하고 있어요. 생명과 죽음의 요소를 모두 통제한다는 점에서 볼 때 다른 이들에게 정말로 신적 존재로 부각되기를 원했던 것이죠.

물과 대척점에 서 있는 기름과 가스는 한정적인 자원으로, 대표적인 재생불가능 자원이에요. 무기와 총알도 생명을 빼앗는 도구로 죽음 그 자체라고 할 수 있어요. 특히 총알은 스플렌디드가 죽음의 씨앗이라고 얘기할 만큼 심으면 생명이 탄생하는 시드키퍼들이 지키는 씨앗과 달리 심으면 죽음이 탄생하는 요소로 묘사되었어요.

여성이 탄생의 요소였다면 남성, 특히 워보이는 죽음의 요소예요. 방사능과 환경 오염으로 단명할 운명에 놓인 워보이들은 임모탄의 광신도가 되어 명예로운 죽음을 통해 삶의 이유를 만들고자 해요. 죽음으로 자신의 존재 이유를 만들고 고통스러운 현실에서 벗어나 평온한 발할라를 꿈꾸죠. 즉 워보이들의 염원은 죽음을 통해서만 발현될 수 있어요.

예외도 있었어요. 죽음을 갈망하던 ‘눅스’는 퓨리오사 일행의 전투 트럭에 올라타며 삶의 의지를 이어가요. 생명의 요소인 물과 여성이 있는 곳에 합류하며 동화된 것이죠. 결국에는 광신도의 의미없는 죽음이 아닌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한 희생으로 죽음을 맞이해요.

# 높은 액션의 완성도

영화에서 액션 시퀀스들은 빽빽하게 채워졌음에도 유사한 시퀀스가 거의 없고, 굉장히 높은 완성도를 보이고 있어요. 이는 감독이 구상 단계에서부터 이미지로 쌓아올린 액션 스토리보드가 영화에 대부분 반영되었기 때문일 거예요. 조지 밀러 감독은 대본을 쓰기 이전에 ‘스토리보드’ 작업을 먼저 진행했다고 해요. 대부분의 영화는 배경이나 인물의 상황, 사연을 설명하기 위해 대사를 활용하죠. 하지만 매드 맥스는 대사의 활용은 줄이고, 비주얼에 중점을 두어 심플하고 강력한 추격전들로 영화를 꾸며냈어요. 이 추격전을 말로 옮겨 설명하기란 쉽지 않았는데, 가령 차가 폭발하는 장면에 대한 글을 쓰더라도 폭발의 양상이나 위치 등을 정확히 표현해 내기에는 한계가 있죠. 그렇기에 밀러 감독은 이미지를 있는 그대로 표현할 수 있는 스토리보드 작업을 선택했고, 그와 5명의 작가들이 모여 무려 3,500장의 스토리보드 패널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 그림들은 제작진이 촬영한 장면에 거의 고스란히 담겼다고 해요.

또한, 밀러 감독은 과거 매드 맥스 시리즈를 촬영할 때, 자동차 앞에 매다는 것이 전부였던 카메라를 차량 곳곳에 배치하기를 원했다고 해요. 그 결과 액션을 다양한 각도에서 포착하면서 보다 밀도 있는 장면들을 탄생시킬 수 있었고, 인물과 실제로 질주하는 자동차 사이를 누비는 카메라들은 다양한 동선을 선보이며 더욱 생생한 속도와 박진감을 선사했습니다.

# CG 없이 만든 놀라운 액션 장면들

<매드 맥스: 분노의 도로>는 촬영 원본과 영화를 비교했을 때 큰 차이가 없을 정도로 컴퓨터 그래픽(CG) 작업을 최소화했다고 해요. 영화의 단 20%, 모래 폭풍으로 들어가는 장면, 폭발하는 자동차 주변 배우의 모습 정도에만 CG의 힘을 빌렸다고 합니다. 다시 말해, 80% 이상은 CG 없이 직접 촬영했다는 것이죠. 밀러 감독은 ‘가짜로 찍으면 사람의 눈은 그걸 알아채기 마련’이라며 사람이 실제로 차에서 떨어지고, 차들이 부딪히는 걸 직접 찍기를 원했다고 해요.

실감 나는 연기! 멋진 액션! 배우들로 인해 더욱 완벽해진 영화 <매드 맥스: 분노의 도로>. 이런 배우들이 그냥 출연을 한 건 아니겠죠? 그들이 캐스팅되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는데요. 배우들의 뒷이야기와 <매드 맥스: 분노의 도로>를 찍기 위해 어떤 노력들까지 했는지 알려드릴게요.

심바

★★★★ (4/5)

끝나는 순간까지 끝난 게 아니다!

분노의 도로에서 펼쳐지는, 그 무엇보다 충격적이고 파격적인 액션 영화

퓨리

★★★★ (4/5)

포스트 아포칼립스에서 삶을 향해 질주하는 맥스와 퓨리오사의 활주극.

독특한 세계관과 매력적인 캐릭터, 인상적인 악역은 금상첨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