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든, 식당이든, 어디든 할로윈으로 장식한 곳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을 정도로 할로윈 시즌이 다가왔어요. 그래서 저희 부귀영화도 할로윈을 맞이해서 스릴러 영화를 다뤄봤어요. 그 중에서 <양들의 침묵>은 고전 스릴러의 명작 중의 명작이죠. 무려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총 5개의 상을 시상하며 그랜드슬램을 달성할 정도니까요. 무엇보다도 작중에서 '한니발 렉터' 역을 맡은 '안소니 홉킨스'의 소름 돋는 연기가 인상적인 영화 <양들의 침묵>, 만나볼까요?

🚫잠깐!🚫

이제부터 <양들의 침묵>에 대해 낱낱이 파헤칠 거예요.

혹시 <양들의 침묵>을 아직 보지 않았다면

스포일러가 될 수 있어요! 

<양들의 침묵>을 견인하는 두 축인, 한니발과 클라리스는 미묘한 관계예요. 둘은 수감자와 FBI 후보생의 관계로 어울릴 수 없는 조합이지만 특별한 관계임이 느껴지죠. 클라리스는 한니발에게 수감자 이상의 인간적인 존중을 보여주고, 한니발은 클라리스의 수사를 도와줘요. 사이코패스 살인마의 이런 행동에, 클라리스를 향한 한니발의 감정이 사랑, 연민, 이득 관계부터 시작해 유사 부녀관계라는 해석까지 있을 정도예요. 이번 글에서는 둘의 내적, 외적 문제와 함께 두 캐릭터 간의 의미를 분석해봤어요.

클라리스는 내적으로 많은 상처가 있는 인물로 과거 일에 대한 트라우마를 갖고 있어요. 어린 클라리스는 양들이 죽어가는 소리를 듣고, 양 한 마리와 함께 도망을 치지만 끝내 양을 구하지 못했어요. 그녀가 FBI가 된 이유도 이 죄책감 때문이에요. 그녀는 지금까지 양들이 나오는 악몽을 꿀 정도로 큰 죄책감을 가지고 있어요.

내적 문제를 갖진 클라리스와 달리 한니발은 주체적이며 자신감이 넘치는 인물이에요. 의학지식, 예술적 소양, 통찰력까지 있죠. 이렇게 많은 능력을 갖추고 있는 한니발에게도 한 가지 문제가 있는데, 그건 바로 몸이 자유롭지 못하다는 거예요. 그는 정신병원에 갇혀 아무 곳도 갈 수 없는 상황이에요. 자신을 싫어하는 칠튼 박사에게 시시한 고문을 당하지만, 철장 안에서 그가 할 수 있는 것은 없어요.

클라리스는 버팔로 빌을 잡으며 조직에서 인정도 받고 트라우마를 극복하여 더 이상 양들의 비명을 듣지 않아요. 한니발은 버팔로 빌 사건 해결을 돕는 과정에서 탈옥의 기회를 얻어, 바라던 자유를 얻어요. <양들의 침묵>은 내적으로 결박된 클라리스와 외적으로 결박된 한니발이 버팔로 빌이라는 사건을 해결하며 각기 다른 서로의 결박을 벗어날 수 있게 하는 구조라고 할 수 있어요.

영화는 감독이 숨겨 놓은 의도와 상징들을 파악하는 재미가 있죠. 명작으로 손꼽히는 <양들의 침묵>은 등장하는 장면과 요소에서 여러 의미가 담긴 작품으로 유명한데요. 영화에 등장하는 상징들이 어떤 이유로 나타나게 되었는지 함께 이야기 나눠봐요.  

 그리고 여기에는, 한 인물의 어깨나 신체가 화면의 일부를 가림으로써 구도의 깊이감을 주는 촬영 기법인 ‘오버 더 숄더 쇼트’도 사용되었어요. 일반적으로 화면을 차지하는 비율을 적당히 조절하며 입체감을 줌으로써 관객이 캐릭터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데, 한니발과 클라리스의 대화에서는 한니발의 신체 일부가 화면 비율의 절반 정도에 이르는 공간을 차지했어요. 이렇게 한니발이 화면의 공간을 크게 차지하는 장면은 클라리스가 답답한 느낌을 주는 한편, 그리 큰 풍채가 아님에도 한니발이라는 캐릭터의 존재감을 더욱 크게 느끼게 만들었어요. 또한, 이로 인해 그들의 관계에서 한니발이 우위를 차지하는 느낌을 주어 클라리스가 느끼는 불편함과 초조함을 극대화하여 관객에게 전달했죠. 독백과 같은 대사 없이 인물들의 감정을 표현하고, 팽팽한 긴장감을 효과적으로 조성한 연출들이라고 볼 수 있어요.

 영화 마지막 장면에서는 상황의 반전을 교차편집을 이용한 속임수를 통해 보여주어 긴장감을 극대화했어요. FBI가 범인의 집이라고 생각한 장소를 습격하는 순간과 클라리스가 범인인 버팔로 빌의 집을 찾아가는 순간을 교차적으로 편집하여 곧 사건이 해결될 것 같았던 분위기가 순식간에 공포스러운 분위기로 반전되었죠. 또한, 클라리스의 시점으로 빌의 집을 탐색하다 시체를 발견하는 순간, 암전 되고 그 이후 클라리스를 위협하려는 버팔로 빌의 시점으로 바뀌는 반전 또한 긴장감을 최고조로 끌어올리는 연출이었어요. 현재에는 교차편집이 굉장히 흔하게 사용되어 익숙하게 느껴지겠지만, 당시에는 교차편집을 통해 작품의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연출로 영화가 엄청난 주목을 받았다고 해요.

• 영화 속에서 끔찍한 살인이 벌어진 버팔로 빌의 집은 촬영 이후 팔리지 않았다고 해요. 집주인이 2015년 8월 30만 달러에 매물로 내놨지만 그 누구도 사려 하지 않아 결국 19만 5천 달러로 가격을 낮춰 팔게 되었다고 해요.

• 영화 속 1급 위험 수감자인 레터 박사에게 씌어 놓았던 마스크는 모양이 매우 독특하고 섬뜩해서 영화의 상징적인 아이템이에요. 이 마스크를 만든 사람은 NHL 골키퍼들의 마스크를 주로 만들던 에드 큐벌리라는 사람이에요. 하지만 이 마스크가 우리나라에 있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수집을 좋아하는 리조트 회장이 경매를 통해 가져와 지금은 제주도 켄싱턴 리조트 한림점 로비에 전시되어 있다고 해요.

• 한니발 렉터 역은 원래 다른 사람이 될 뻔했어요. 영화는 원작 소설을 가지고 있어 제작진은 검증된 유명한 배우를 쓰고 싶어 했다고 해요. 그래서 처음에 숀 코너리에게 먼저 제안을 했지만 거절당하고, 이후 알 파치노, 로버트 드 니로, 더스틴 호프만 등이 고려됐지만 모두 협의가 안됐어요. 결국 1980년작 엘리펀트 맨에서 인상적인 의사 역을 소화한 안소니 홉킨스에게 제안을 하게 되는데 홉킨스는 영화 제목만 듣고 “어린이 영화인가요?”라고 하며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으나 대본의 단 10페이지만 읽고 바로 이 역을 수락했다고 해요.

• 이 당시 조디 포스터는 이 전 작품을 통해 아카데미상을 받은 거물급 배우였어요. 그래서 안소니 홉킨스는 촬영장에서 조디 포스터와 대화하는 것조차 어려워했다고 해요.

• 조디 포스터는 원래 이 영화의 원작 소설에 빠져있었어요. 그래서 영화 판권을 사려 했지만 한발 늦어 사지 못하고 영화의 주연 배우로 출연하길 원했어요. 그녀는 아카데미 여우 주연상도 수상한 거물급 배우였기 때문에 제작진 측도 긍정적인 반응이었지만 조나단 드미 감독은 그녀가 1988년 피고인에서 보여준 연기가 어색해 보여 마음에 들지 않았다고 해요.

• 조디 포스터도 이 영화에 출연을 못 할 뻔했는데요. 원래 클라리스 스탈링 배역에 미셸 파이퍼를 캐스팅하려고 했다고 해요. 하지만 그녀는 시나리오를 본 뒤 내용이 혐오스럽다며 거절하고 그 후 다른 배우들을 고려했지만 결국 조디 포스터로 확정했어요.

• 렉터와 스탈링의 첫 만남 기억나시나요? 스탈링의 조롱 장면에서 다들 아소니 홉킨스의 애드립으로 만들어진 장면이라고 알려져 있는데 원래는 원작 소설에도 똑같이 나오는 장면이에요. 하지만 홉킨스가 애드립으로 포스터의 억양을 흉내 내 그에 대한 거부감이 카메라에 담겨 더 좋은 장면이 돼 만족스러운 장면이 된 것은 사실이죠.

• 스콧 그랜은 사형제도를 반대하던 사람이에요. 하지만 이 영화에서 FBI 행동과학부로 출연하면서 이 캐릭터를 위해 당시 FBI를 은퇴한 존 에드워드 더 글라스를 만나고 시설을 견학해요. 그리고 그곳에서 연쇄살인범이 10대 소녀를 강간하고 고문하는 녹음테이프를 들은 후 스콧은 눈물을 흘렸어요. 그 뒤로 그는 사형제도에 우호적인 입장이 되었다고 해요.

• 마지막 총격전에서 버팔로 빌이 스탈링의 머리를 만지려던 장면은 원래 원작에서는 빌의 생각이 나와요. 스탈링이 날씬해서 가죽은 쓸 수 없으니 머리칼로 가발이나 만들까 하고 궁리한 것이라 해요.

• 영화에서 FBI 교관으로 훈련생들을 가르치는 사람이 나와요. 영화에서는 언급되지 않지만 소설에서는 ‘김원’이라는 이름으로 한국인으로 추정돼요.

  

<양들의 침묵>은 명작인 만큼 인상적인 장면이 많은 영화예요. 특히 스릴러/공포 장르에 맞게 긴장감을 자아내는 장면이 참 많죠. 그래서 오늘 부귀지기 채팅에서는 <양들의 침묵> 명장면을 꼽아봤습니다. 고민하며 고르고 고른 양들의 침묵 명장면, 어떤 게 뽑혔을까요?

저는 한니발 렉터의 첫 등장이 가장 기억에 남는데, 등장만으로 그가 어떤 사람인지 잘 보여줬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그의 첫 등장은 클라리스와 한니발의 첫 대면 장면으로 그녀의 시선을 따라 카메라가 움직이며 한니발이 모습을 보이죠. 철장너머에서 한니발이 보내는 눈빛을 보면 고요하지만 집요함이 느껴져요. 혼란에 찬 다른 수감자들의 눈빛과 대비되어 찐광기와 가짜광기의 차이를 알 수 있기도 하죠. 제가 만약 그런 눈빛을 마주하면 괜히 긴장하거나, 뭔가 간파당하는 기분이 들 것 같아요.

저 알라딘은 한니발 렉터 박사가 교도소를 탈출하는 장면이 기억에 남아요. 이 장면으로 렉터 박사의 영리함과 잔인함이 잘 보였죠. 특히, 교도소를 탈출하면서 사람을 물어뜯고 눈을 감고 노래를 듣는 모습도 너무 무서웠답니다. 한니발 렉터를 연기한 안소니 홉킨스가 원래 인지도 있는 배우가 아니었지만 이 영화를 출연하고 오스카 남우주연상을 받았다고 해요.

입시 시즌이 다가오니 분위기가 많이 달라지는 것 같아요.

'수능 추위'라는 말이 있는 만큼 추워지기도 했구요.

이맘때 되면 생각나는 영화가 한 편 있죠?

미국의 입시 명문 학교에 등장한

자유로운 선생님과 '죽은 시인의 사회',

지금 봐도 우리에게 어떤 여운을 남기는 영화, 함께 보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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