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픽사 애니메이션 영화 <코코>는 우연히 ‘죽은 자의 땅’에 발을 들이게 된 음악을 사랑하는 12살 소년 미겔의 여정을 그린 작품이에요. 가족 간의 갈등과 사후세계라는 다소 무거운 주제를 따뜻하면서도 감동적으로 풀어내며, 죽음이라는 개념을 단순히 두려움이 아닌 다른 시야로 바라보게 만들죠. 살아있는 이들과 세상을 떠난 이들이 ‘기억’이라는 보이지 않는 다리로 연결되어 있다는 깊은 메시지를 전하며, 우리가 잊고 지내던 가족이라는 소중한 존재의 의미와 사랑의 본질을 되새기게 만들었어요.

<코코>가 그려내는 사후세계는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어둡고 무서운 공간이 아니었어요. 오히려 현세처럼 사람들이 모여 살고, 음악과 축제로 가득찬 곳이었죠. 그리고 망자들은 여전히 살아 있는 이들을 그리워하며, 그들과 다시 만날 날을 기다려요. 이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규칙은 단 하나 ‘기억되는 한, 존재는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이었어요. 단순히 죽었다고 해서 끝이 아니라 누군가의 기억 속에 살아있다면 그 사람은 계속 살아갈 수 있었고, 세상 누구의 기억에서도 사라지는 망각의 순간이 왔을때, 사라지게 되는 것이죠. 이처럼 영화는 죽음을 단절이나 끝이 아닌 삶의 연장선상으로 바라보며, 누군가의 기억 속에 살아 있는 또하나의 삶이라는 메세지를 전하고 있어요. 그렇기에 영화 속에서 헥터가 이승에서 자신을 기억해 주는 사람이 사라질까 두려워 매일을 불안 속에 살아가는 모습은, 존재의 의미가 결국 기억과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죠었죠.

또한, 이야기의 중심에는 가족이라는 주제가 자리잡고 있기도 한데요. 미겔의 여정은 단순히 음악을 향한 꿈을 찾아 떠나는 모험이 아니라, 잊혀진 가족의 이야기를 다시 되살리고 끊긴 관계를 이어붙이는 회복 과정이기도 했어요. 특히 증조할머니 코코와의 마지막 장면은 이 영화가 왜 ‘기억’이라는 키워드를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죠. 미겔이 할아버지의 노래를 불러주자, 말을 잃고 있던 코코의 눈빛에 생기가 돌기 시작하고, 마침내 그녀가 입을 열어 오래도록 간직했던 사랑의 기억을 꺼내놓는 순간, 그건 단순한 회상이 아닌 마치 시간이 잠시 되돌아간 것처럼 느껴졌어요.

‘Remeber Me’ 노래에서도 알 수 있듯, 결국 <코코>에서는 이렇게 말하고 있어요. 누군가를 기억한다는 것, 그리고 누군가의 기억 속에 살아간다는 것은 인간이 존재의 의미를 찾는 데 있어 얼마나 중요한가를요. 그리고 누군가의 사랑에 비롯된 기억 속에 머물며 살아간 다는 것이 얼마나 축복인지를 알게 되며, 관객들 모두에게 ‘나에게도 그런 존재가 있었는가’, ‘나는 누군가에게 그런 존재였는가’를 떠올리게 만들었어요.

죽음을 두려워하는 대신, 누군가를 진심으로 기억하고, 나 역시 누군가의 기억 속에 좋은 모습으로 남고자 한다면, 삶의 방향이 조금 달라지지 않을까요? 다가오는 날씨에 어울리는 감성으로, 기억과 사랑의 의미를 다시 되새기고 싶을 때 꼭 다시 꺼내보면 좋을 작품같아요.

<코코>는 디즈니에서 보지 못했던 곳, 바로 멕시코를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영화는 멕시코의 명절인 망자의 날에 대해 이야기하는데요. <코코> 속 멕시코는 어떤 모습으로 표현되었는지 함께 살펴보아요.

멕시코 망자의 날은 세상을 떠난 가족과 친구, 주위 사람들을 그리며 명복을 비는 날입니다. 매년 10월의 마지막 날에 시작되어 3일간 진행되는 축제입니다. 이 기간에는 음식과 고인의 사진으로 꾸민 제사상에 제사를 지내며 추모하는데요. 영화 속 미구엘의 집에서도 조상들의 사진으로 제사상을 만들었죠.

망자의 날에는 죽은 조상을 의미하는 해골 인형과 주황색의 멕시코 국화 꽃잎으로 집 안을 장식한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향을 피우지만, 멕시코에서는 죽은 자의 꽃인 금잔화를 깔아 화려하게 꾸민다고 하죠. <코코> 영화에서는 이승과 저승을 잇는 다리를 메리골드 꽃잎으로 그려냈습니다. 화려하게 꾸며진 저승으로의 길이 멕시코의 문화를 담아 만들어진 것이라고 생각하니 더욱 감동이 오는 것 같아요.

죽은 자들의 날이라고 하면 어두운 분위기를 떠올릴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영화에서 마을 사람들이 웃으며 축제를 즐기는 모습을 목격할 수 있었는데요. 실제로 망자의 날은 축제의 현장이라고 합니다. 죽음을 공포의 대상이기보다는 또 다른 삶을 맞이하는 것이라 여기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인다고 하는데요. 멕시코인들은 이날 죽은 가족이 살아있는 이들을 만나러 세상에 돌아온다고 믿고 축제를 벌인다고 해요.

사람들은 해골처럼 얼굴을 하얗고 검게 칠해 분장하고 축제를 즐기러 길거리에 나온다고 합니다. 또한, 고인이 좋아했던 음식을 먹고 즐겨 들었던 곡을 연주하며 춤과 노래를 즐긴다고 해요. 또한, 뼈다귀 모양으로 빵을 만들거나 고인의 이름이 적힌 해골 사탕을 선물하고, 무덤을 예쁘게 꾸미는 콘테스트를 열린다고 하죠.

영화에는 실제 멕시코의 문화에서 모티브를 얻은 요소들이 많다고 합니다. 제작진은 3년간 멕시코 전역의 다양한 지역을 방문하고 주민들을 만났다고 해요. 미구엘의 가족 안에서도 다양한 인종적 특징을 보이는데, 이는 실제 멕시코에서 혼혈인 메스티소가 차지하는 비율이 높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또한, 미구엘을 추격하는 마마 이멜다의 고양이 페피타는 멕시코 전통 인형 ‘알레브리헤’를 재해석한 캐릭터라고 합니다. 그리고 미구엘과 동행하는 떠돌이 개 단테는 털이 없는 멕시코 토종 견종 숄로를 바탕으로 디자인했다고 하는데요. 개의 이름은 저승세계를 여행하는 내용을 담은 '신곡'의 작가의 이름을 일부러 붙여줬다는 비하인드가 있죠. 마지막으로 멕시코를 대표하는 화가인 프리다 칼로 역시 영화에 등장했습니다.

영화는 멕시코의 문화와 사후세계에 대한 관점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멕시코 원주민인 아스테카인들은 ‘삶은 짧은 순간이고 저승이야말로 영원한 세계’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하죠. 죽음은 영원한 세계로 떠나는 것이기 때문에 사후 세계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는데요. <코코> 속 밝으면서도 경쾌한 분위기가 이해되는 부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 영화 속 이야기, 진짜 각본가 얘기예요. 영화 초반에 미겔이 델라 크루즈의 공연 영상을 보며 기타를 독학하잖아요? 이 장면은 실제로 각본가 몰리나가 어릴 적 악기를 배웠던 방식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거래요. 본인의 추억이 영화 속에 녹아든 셈이죠!

• 브라질에선 제목이 바뀌었어요. ‘코코’라는 단어, 포르투갈어로는 뜻밖에도 ‘똥’이라는 의미가 있어요. 발음을 살짝 바꾸면 코코넛이 되기도 하지만요. 그래서 민망함을 피하려고 브라질에선 제목을 아예 ‘VIVA’로 바꿔서 개봉했답니다.

• 중국에선 상영 불가할 뻔한 적 있어요. 영화 속 음악 중 일부가 중국 규제에 걸릴 뻔했대요. 그런데! 검열하던 사람들이 영화에 너무 감동을 받아서, 결국 개봉 허가가 났다고 해요. 감동은 국경도 넘나드는 듯!

• 멕시코에서 먼저 개봉했어요. 미국보다 3주 먼저, 멕시코에서 가장 먼저 개봉한 영화예요. 그리고 놀랍게도, 당시에 한창 인기였던 어벤져스를 제치고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죠. 진짜 대단하죠?

• 저승 배경, 실제 장소예요. 영화 속 아름답고 신비로운 저승의 모습은 실제 멕시코의 과나후아토라는 도시를 참고했대요. 형형색색 예쁜 집들이 잔뜩 있는 곳이라, 딱 보자마자 “아~ 여기다!” 싶었나 봐요.

• 캐릭터들, 이스터에그로 몰래 나와요. 픽사와 디즈니의 전통이죠! <코코>에도 숨겨진 캐릭터들이 짠짠 등장해요. 예를 들면, 미겔이 달리는 장면에 토이 스토리의 버즈랑 우디가 지나가고, 그 외에도 여러 영화 속 캐릭터들이 슬쩍 얼굴을 비춘답니다.

• 죽은 건 사람만이 아니에요. 영화 속 저승엔 옛날 제품들도 가득해요. 80년대 매킨토시나 워키토키 같은 지금은 거의 안 쓰는 물건들이 등장을 하죠. 말 그대로 ‘은퇴한 제품들’의 세계랄까요?

• 픽사가 가장 오래 공들인 영화 중 하나예요. <코코>는 2011년부터 2017년까지 무려 6년이나 걸려서 만들어졌어요. 그만큼 정성도, 열정도 가득 담겼죠. 그래서 그런지 완성도도 정말 대단했어요.

• 기타 연주, 진짜처럼 만들었어요! 기타 치는 분들은 보면 놀랄 거예요. 미겔이 연주할 때 손 모양이 실제 코드 그대로예요! 그래서 보고 따라 치면 진짜 그 음이 나올 정도로 정교하게 만들었답니다.

• 가엘 가르시아는 혼자 두 개 언어를 더빙했어요. 헥터 역의 가엘 가르시아는 영어 버전과 스페인어 버전, 두 버전 모두 직접 더빙했어요. 목소리 연기도 감정도 2배로 담아낸 셈이죠. 정말 대단하죠?

킹스맨

★★★★ (4.0/5)

우리 모두 이별하며 살지만, 기억하며 살아가기도 한다.

프로도

★★★★☆ (4.5/5)

멈추지 않는 눈물...!

심바

★★★★☆ (4.5/5)

<코코>는 삶과 죽음을 애틋하게 그려낸 영화인데요. 이처럼 다른 영화에서도 삶과 죽음, 그리고 그 가치에 대해 다루는 영화를 살펴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