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이 원하던 시기로 시간 여행이 가능하다면 언제로 가고 싶으신가요? 가게 된 그곳에서 평생 살 수 있다면 살고 싶으신가요? 실제로 가능하진 않아도 시간 여행이라는 소재는 우리에게 많은 고민거리를 남기는 것 같아요. 이렇게 꿈꾸던 시간으로 갈 수 있게 하는 아주 멋진 판타지를 담은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 이 작품이 우리에게 어떤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그 주제에 대해 한 번 알아보아요.

작가 ‘길’은 악혼녀와 함께 파리로 여행을 오게 됩니다. 하지만 서로의 취향이 달라 다투는 일이 잦아지게 되는데요.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한 그는 파리의 밤거리를 홀로 걷게 됩니다. 그때 자정을 알리는 종소리가 들리고 그에게 차 한 대가 다가옵니다. 파티에 가는 그들과 함께 가게 된 곳, 그곳은 바로 1920년대의 파리였죠. ‘길’은 시간 여행을 떠나기 전, 현실에서 진정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상대가 없어 매우 무료한 시간을 보냈는데요. 1920년대의 파리는 그가 너무나도 원하고 열망하던 시기였습니다. 자신이 읽던 책을 쓴 작가, 감상했던 미술 작품을 그린 화가가 살았던 그 시기인 것이죠. 문화의 황금시대라고 할 수 있는 1920년대 속 인물들을 볼 수 있게 된다면 어떨까요?

꿈과도 같은 시기에 머물게 된 ‘길’은 헤밍웨이와 문학을 이야기하며 피츠제럴드 부부와 이야기를 나눕니다. 동경하는 존재에게 자신의 작품을 보여주며 직업적으로도 만족하는 시간 여행을 하게 되는데요. 그뿐만 아니라 피카소의 연인이자 뮤즈인 아드리아나와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낭만의 파리를 꼭 닮은 그녀와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 잘 맞는 부분을 찾을 수 있었어요. 하지만, 결국 서로 다른 방향을 보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죠. 2000년대에서 온 ‘길’은 그녀가 살던 1920년대를 황금시대로 여기며 만족해하는데요. 반면, 1920년대를 사는 아드리아나는 한 세대 전인 1890년대의 벨에포크를 동경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그 시대의 고갱과 드가 역시 이전 시대인 르네상스를 원하고 있었어요.

“당신이 여기 머물면 이곳이 현재가 되고, 그럼 당신은 또 다른 시대를 동경하겠죠. 상상 속의 황금시대를요. 현재란 그런 거예요. 늘 불만스럽죠. 삶이 원래 그러니까.”

지금 그 시대를 사는 사람에게는 현실이 무료하기도 하고, 어쩌면 벗어나고 싶을 수도 있습니다. 또는 지난날들의 분위기와 사람들, 과거를 부러워하며 떠나고 싶을 수도 있죠. 하지만, 우리가 동경하던 시대의 사람들은 그들이 살던 현재를 만족하며 지냈을까요? 내가 사는 이 시기보다 다른 날들을 원하는 것, 현실을 도피하며 더 나은 날들을 갈망하는 것.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이 미래의 사람들이 동경하는 시대가 될 수도 있겠죠? 부러워만 하며 사는 것이 아닌, 지금 시간을 보내고 있는 이 현실을 만족하며 사는 것, 영화는 과거가 아닌 현재의 소중함에 대해 말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오늘이 아주 만족스럽지는 않아도 현재를 지킬 수 있는 날들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당시 프랑스 대통령 사르코지의 영부인인 카를라 브루나가 영화에서 박물관 가이드로 출연했어요. 사르코지 대통령의 초대로 조찬을 하면서 칼라 브루니를 처음 만난 우디 앨런 감독은 그녀가 이전에 유명한 연예인이었다는 사실에 바로 캐스팅을 했다고 해요.
  
  
• 극중 주인공과 그의 약혼녀가 머무는 호텔로 등장하는 ‘르 브리스톨 파리’는 1925년 프랑스 귀족의 개인 저택을 새롭게 단장한 5성급 호텔로, 찰리 채플린과 랑방 등 유명 인사들이 파리를 방문할 때마다 찾던 장소이기도 해요.
  
  
• 우디 앨런 감독은 역으로 각본을 썼어요. 처음에는 ‘미드나잇 인 파리’라는 제목만 염두에 두고 제목과 관련된 시나리오를 써내려 갔어요. 그런 다음 여동생이자 영화의 공동 제작자인 레티 아론슨에게 대본을 보여주었는데, 레티는 시나리오가 너무 대중적이지 않아 실패할 것이라 생각했다고 해요.
  
  
• 영화는 네 개의 오스카상 후보에 올랐고, 최우수 각본상을 수상했지만 우디 앨런 감독은 참석하지 않았어요.
  
  
• <미드나잇 인 파리>는 2011년 칸 영화제의 개막작이었는데요. 이는 <할리우드 엔딩(2002)>에 이어 그의 두 번째 개막작이었고, 이후 그의 <카페 소사이어티(2016)>도 2016년 칸 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되었어요.
  
  
• 우디 앨런은 영화 속 주인공의 한국인 엄마 역할로 실제로 자신의 어머니인 연세대 호텔 경영학부 교수를 캐스팅함으로써 한국 관객에게 더 가까워질 수 있도록 노력했어요.

아름다운 파리의 풍경이 펼쳐지는 <미드나잇 인 파리>는 영상미와 함께 인상 깊은 장면들이 많은 작품입니다. 파리의 밤거리, 1920년대로 가는 길,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 그리고 마지막 비 오는 파리의 풍경까지. 기억에 남는 여러 장면들 중에 어떤 명장면이 있을지 함께 확인해 봐요!

<미드나잇 인 파리>를 파리 예찬 영화라고 할 정도로 파리의 아름다운 모습을 잘 담고 있는데요. 초반 ‘길’과 ‘이네스’가 파리 이곳저곳을 여행하는데요. 이전에 여행 갔던 기억도 나면서 재밌게 관람할 수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파리를 잘 담고 있는 이 영화의 명장면은 오프닝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되기 전, 파리 이곳저곳의 풍경을 보여주는데요. 낭만의 도시라고 불리는 파리로 직접 여행을 떠나게 되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어요.

킹스맨

★★★★ (4.0/5)

파리를 알아가는 만큼 점점 더 재밌어지는 영화

프로도

★★★★☆ (4.5/5)

시간 여행에 녹아든 파리의 정취

심바

★★★★★ (5.0/5)

어떤 영화들은 특정 도시를 중심으로 전개되며, 그 도시가 주는 독특한 매력과 개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어요. 오늘 소개한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 또한, 주인공 길의 감정을 표현하고 내면의 성장을 겪는 배경으로 파리의 풍경을 적극 활용했죠. 다양하게 시각과 감정으로 표현된 덕분에 이러한 영화들을 보고 나면 영화 속 도시로, 혹은 다른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지기도 해요. 오늘은 훌쩍 떠나고 싶어지는 영화 2가지를 소개해 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