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타인>은 개봉 당시, "커플끼리 보면 싸움 난다"라는 우스갯소리가 돌며 화제를 모았던 영화인데요. 관객들은 이 영화를 통해 웃음 속에서 느닷없이 밀려오는 의심과 불안감을 간접적, 때로는 직접적(?)으로 경험했다고 하죠. “우리 게임 한 번 해볼까? 다들 핸드폰 올려봐! 저녁 먹는 동안 오는 모든 걸 공유하는 거야. 전화, 문자, 카톡, 이메일 할 것 없이 싹!”이라는 영화 속 제안이 초래하는 긴장감은 입소문을 내며 관객들을 스크린 앞으로 끌어당겼어요.

영화는 오랜 시간을 함께해 온 친구 부부의 저녁 식사 자리에서 스마트폰 속 모든 알림과 메시지를 공개하는 게임을 통해 시작돼요. 그리고 가벼운 해프닝일 줄 알았던 이 게임으로 인해 평범했던 모임은 예상치 못한 진실이 드러나면서 점점 긴장감이 고조되고, 상황은 극단으로 치닫게 됩니다.

이 영화의 주된 장치는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스마트폰이에요. 영화에서 스마트폰은 단순한 의사소통 도구가 아니라, 개인의 비밀과 사적인 욕망, 그리고 우리가 보여주고 싶지 않은 진실을 담고 있는 일종의 '블랙박스'였어요. 게임이 진행되며 휴대폰의 알림 하나하나가 공개될 때마다 각 인물의 숨겨진 개인사가 드러나며 인물들은 점점 무장해제되었는데요. 지켜보던 관객도 웃음 속에서도 불편함과 공감을 동시에 느끼게 만들었어요.

이는 우리 모두 어느 정도 비밀을 가지고 있고, 그것이 드러났을 때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상상을 하게 만들었기 때문이죠. 그렇기에 많은 관객들이 영화를 보는 내내 그들이 겪는 난처한 상황에 몰입하며 ‘안돼! 제발..!’을 속으로 외쳤을지도 몰라요.

등장인물들에게는 나쁜 비밀, 부끄러운 비밀, 두려운 비밀 등 다양한 비밀이 존재했어요. 하지만 어떤 비밀이든 이것이 드러나는 과정에서 관계의 균열이 발생하기 시작했죠. <완벽한 타인>이 던지는 질문은 단순하지만 깊은 고민이었어요. ‘진실은 반드시 드러나는 게 좋을까?’ 진실은 관계를 강화하기도 하지만, 관계를 무너뜨리는 독이 되기도 해요. 누구에게나 숨기고 싶은 비밀은 존재하기 마련이며, 이 프라이버시가 어떠한 이유로 파헤쳐진다면 관계는 결코 이전과 같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죠. 그리고 이 변화를 상상할 때, 현재의 관계가 얼마나 진실한지를 되묻게 되는 것 같아요.

<완벽한 타인>은 진실과 관계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영화였어요. ’진실을 알아야 할까, 아니면 모르는 게 나을까?’라는 질문에 정답은 없을지도 몰라요. 그 선택은 비밀의 내용, 관계의 성격, 그리고 상황에 따라 달라질 것입니다. 어쩌면 가장 중요한 것은 비밀을 숨기느냐 드러내느냐가 아니라,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태도이지 않을까요?

영화 <완벽한 타인>에 원작이 따로 있다는 사실 아셨나요? 2016년 개봉한 이탈리아의 작품인 <퍼펙트 스트레인저>를 원작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 영화는 전 세계 18개국에서 리메이크하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고 해요. 우리나라에서 개봉한 <완벽한 타인>은 기존 원작과 동일한 내용으로 비슷한 부분이 굉장히 많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우리나라 정서에 맞게 수정된 부분도 여럿 있다고 합니다. 원작과 리메이크 작품의 공통점과 차이점으로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확인해 봐요.

하지만, 한국과 이탈리아의 문화적 차이점은 있을 수밖에 없죠. 영화는 다른 나라의 문화를 반영했어요. 먼저, 영화에는 남자와 여자의 뇌 운영 체계를 안드로이드와 아이폰으로 비유한 장면이 나오죠. 예진 캐릭터의 말에 의하면 남성은 일일이 업데이트해 주지 않으면 안 되는 안드로이드이며, 영배 캐릭터에 의하면 여성은 호환이 안 되는 아이폰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비유는 원작에서도 등장하는데요. 안드로이드와 아이폰이 아니라 PC와 Mac으로 구분했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이고 있어요. 그리고 가부장적인 남편을 표현한 태수와 같은 캐릭터가 원작에도 있을까요? 태수는 아내 수현을 무시하며 친구들 앞에서도 그녀를 싸늘하게 대하는데요. 이는 우리나라의 가부장적 문화를 표현된 부분으로, 원작에서는 태수와 같은 캐릭터가 없다고 합니다. 부부의 관계가 위태로운 사이는 있지만, 한 사람이 권력을 보이며 누군가를 무시하는 캐릭터는 없다고 해요. 

이렇게 <완벽한 타인>은 원작과 유사하지만 조금은 다른 지점을 볼 수 있었어요. 각본을 쓴 배세영 작가는 “억지로 코미디를 넣는 것이 아니라, 내 생활에 너무 밀접된 이야기라 공감이 돼서 웃을 수밖에 없는 코미디가 바로 ‘완벽한 타인’인 것 같다”라고 영화를 소개했어요. 이탈리아 원작의 블랙 코미디와 한국의 공감 가는 코미디, 한 번 즐겨보시는 것 어떠신가요?

• 영화에 등장하는 게임을 실제로 제작진들이 현장 쉬는 시간에 해봤다고 해요. 게임 시작한지 15분 만에 현장이 아수라장이 될 정도였다고
• 등장인물들은 모두 속초 출신으로 나와요. 이는 제작사 대표의 고향이 속초라서 설정에 반영되었다고 해요.
• 영배가 SNS을 SNL이라고 잘못 말하는 장면이 있는데, 실제로 영화의 각본을 맡은 작가가 SNL코리아에서 여의도 텔레토비 구성에 참여했어요.
• 영화 대부분의 장면이 집 안에서 촬영되어서 제작비가 많이 안 나올 것 같지만 58억 정도로 들었어요. 리메이크 판권 비용이 높고, 성공한 친구의 호화로운 생활을 보여주기 위해 많은 돈이 든 것 같아요.
• 이재규 감독은 관객의 예측을 벗어난 캐스팅을 하고 싶었고, 그래서 푸근한 이미지의 유해진을 보수적이고 까칠한 변호사 역으로 캐스팅 했어요.
• 유해진은 ‘서울대 법대 출신’이라는 대사를 할 때마다 스스로 얼굴이 빨개졌다며 굉장히 힘들었다고 해요.
• 감독은 영배 역의 윤경호에 대해 순수하고 연기를 잘하는 윤경호가 영배 역에 적격이었다고 말하며, 영배라는 배역에 평범한 인상을 지닌 배우를 원했다고 해요.
• 배우들은 촬영 기간 동안 매일 만나 촬영지였던 전라도 광주의 맛집을 찾아다니며 절친이 되었다고 해요

모든 관계를 뒤엎을 비밀을 밝힌 게임의 결말은 이내 게임을 하지 않은 것과 같은 모습을 보여주며 관객들을 혼돈에 빠트렸는데요. 게임으로 인해 모두의 관계가 엉망이 된 것인지, 아니면 비밀을 모른 체하고 평화를 유지하는 것인지. 특히 반지가 빙글빙글 도는 인셉션을 오마주한 듯한 장면은 이 모호함을 더욱 극대화했어요. 이에 이재규 감독은 반지가 돌아간 이후의 사건을 환상으로 보는 반면, 배세영 작가는 게임이 플레이된 적이 없다고 생각하며 시나리오를 썼다고 밝히며, 둘의 생각이 다름을 드러냈어요. 결국, 정해진 답은 없는 셈인데 님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저는 결말이 관객에게 확실한 답을 숟가락으로 떠먹여 주지 않기 때문에 더욱 흥미로웠어요. 영화를 보면서도 인간관계가 이다지도 복잡하고, 진실과 거짓으로 점철되어있지.. 라는 생각에 휩싸였는데, 감독과 작가의 의도가 다른 것마저 그것을 반영하는 것 같아 흥미로웠거든요. 결말에 대한 생각만 말하자면 저는 게임은 실재했고, 비밀의 삶을 묻었다고 생각해요. 자신의 비밀이 지켜지길 바랐던 모두가, 그리고 감당할 수 없는 서로의 비밀에 결국 행복했던 이전의 삶을 택한 건 아닐까요?

킹스맨

★★★★ (4.0/5)

거짓이 없는 세상이 오면 하는 이렇게 되지 않을까

프로도

★★★★☆ (4.5/5)

휴대폰이 이끌어주는 흥미진진한 플롯

심바

★★★ (3.0/5)

<완벽한 타인>에서 이야기가 시작되고 진행되는 지점에는 항상 동일한 소품이 있습니다. 바로 스마트폰이죠. 우리 생활에서 스마트폰은 소통의 단계를 넘어 모든 일을 함께하는 오브제가 되었는데요. 이렇게 스마트폰 없이 살 수 없는 사람들을 가리키며 스마트폰이 낳은 신인류라는 뜻의 신조어인 ‘호모사피엔스’의 단면을 이 영화가 보여주고 있다고 합니다. 이는 지혜로운 인간이라는 뜻의 ‘호모사피엔스’ 앞부분에 폰을 붙여 변형했다고 하죠. 이렇게 많은 일들이 스마트폰에서, 스마트폰을 통해 일어나는 요즘! 이 관련 영화가 어떤 것들이 있는지 소개해 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