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는 동명의 그림을 토대로 한 영화인데요. 이 그림은 네덜란드 화가 ‘요하네스 베르메르’의 1665년 작으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명화예요. 이 작품을 누군가는 ‘회화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소녀’라고 했고, 또는 ‘북유럽의 모나리자’라고도 부른다고 해요. 실제로 일본의 한 미술상이 이 작품의 가치를 2,000억 원 정도로 평가하기도 했다고 하니 가히 걸작이라고 할 수 있어요.

그림은 터번을 두르고 큰 진주 귀걸이를 한 네덜란드 소녀의 모습을 묘사하고 있어요. 약간의 미소를 머금은 채로 고개를 돌려 바라보는 모습은 역동적인 느낌을 주는데요. 마치 요즘의 스냅사진같이 찰나의 순간을 포착한 듯한 모습으로, 당시 이런 포즈의 인물화를 구현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해요. 표정은 마치 무엇인가를 속삭일 것만 같아 관람자도 덩달아 계속 쳐다보게 만드는 매력을 가지고 있어요. 이 소녀가 누군지는 알려지지 않았는데요. 어린 소녀가 커다란 진주 귀걸이를 했지만 옷차림은 수수하고, 그럼에도 얼굴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속눈썹과 주근깨도 없고 머리카락도 한 올 드러나지 않아 일반적인 신체 특징은 찾아볼 수 없어요. 그래서 미술계에서는 실존하지 않는 허구의 존재라는 주장도 있어 온 것이 사실이라고 해요. 물론 이에 대해 베르메르가 따로 남긴 인물에 대한 단서는 전혀 없어요.

이렇듯 묘한 매력의 소녀가 스칼렛 요한슨이 영화 속에서 재현했어요. 이 영화는 스칼렛 요한슨 단독 영화라고 할 만큼 많은 분량 속에서 빛을 발했는데요. 당시 스무 살이 채 안 되었던 스칼렛 요한슨의 앳되고 순수한 모습은 어린 소녀이며 당대 사회적 약자인 하녀이지만 주위 환경에 굴하지 않고 스스로를 지키고자 한 강한 여성의 모습을 표현하는데 더할 나위 없이 충분했어요. 이를 통해 소녀의 외유내강의 모습과 영화의 메시지를 잘 전달할 수 있었어요. 그래서 이 영화는 스칼렛 요한슨이 빛을 발한 영화이자 스칼렛 요한슨에 의해 빛을 발한 영화라고 할 수 있어요. 지금은 MCU의 블랙 위도우의 이미지가 강하긴 하지만 그 이전에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에서의 모습이 더 강렬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을 거에요.

요하네스 베르메르의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1665년경)’는 네덜란드 황금기를 대표하는 그림으로, 신비로운 아름다움과 기억에 남는 묘한 시선으로 유명해요. "북유럽의 모나리자"라는 별칭을 얻은 이 그림의 신비로운 분위기는 소녀의 특이한 옷차림과 그녀가 착용한 빛나는 진주 귀걸이로 더욱 고조되죠. 겸손한 터번과 호화로운 보석의 뚜렷한 대조는 감상하는 이들에게 흥미로운 질문을 던졌어요. ‘소녀가 어떻게 그렇게 사치스러운 액세서리를 착용하게 되었을까?’

이 영화에서도 이러한 호기심을 발견할 수 있는데요. 영화는 베르메르의 걸작에 등장인물의 복잡한 감정과 관계를 엮었고, 진주 귀걸이를 핵심적인 상징 요소로 사용했어요. 귀걸이는 화면에 자주 나오지는 않지만, 영화 전반에 걸쳐 강한 존재감을 보이며, 등장인물의 욕망, 갈등, 변신을 상징하는 역할을 합니다.

욕망과 권력의 상징

진주 귀걸이는 액세서리 그 이상으로, 욕망과 권력의 상징이 돼요. 초반에 베르메르의 아내 카타리나가 귀걸이를 착용하고, 예술가의 아내라는 자신의 지위를 주장하고 그의 관심을 끌기 위해 귀걸이를 사용하는 모습을 통해 이를 알 수 있죠.

그러나 영화의 주인공 그리트가 베르메르의 작품과 더욱 얽히면서 귀걸이는 새로운 의미를 갖게 됩니다. 베르메르가 그리트의 귀를 뚫는 장면은 굉장히 친밀하면서도 깊은 상징성을 지니는 장면이었는데요. 이 순간은 그리트가 겸손한 하녀에서 베르메르의 예술에 깊이 연결된 사람이자 매력적인 인물로 변화하는 순간이었죠. 카타리나에게 귀걸이는 부와 지위의 표시이며, 베르메르의 아내라는 그녀의 정체성과 깊이 연결되어 있었지만, 그리트가 착용하면서 카타리나에게 귀걸이는 질투와 분노의 원천으로 변하게 됩니다.

한편, 베르메르의 장모인 마리아 틴스는 귀걸이를 목적을 위한 수단으로 여겨요. 그녀가 그림을 위해 카타리나의 소중한 보석을 기꺼이 빌려준 것은 그녀의 이익을 위해 다른 이의 감정을 희생하는 욕망을 보여주고 있어요.

그리트의 변화

그리트에게 진주 귀걸이는 그녀의 내면적 변화를 상징하기도 해요. 진주는 흔히 두 가지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해요. 진주는 전통적으로 순수함과 순결함과 연관이 있으며, 이는 그리트의 초반 모습과 동일하죠. 그러나 진주는 눈물과 비슷하여 우울함과 상실감을 느끼게 한다고도 해요. 영화에서 그리트가 이별 선물로 진주 귀걸이를 받는 순간은 베르메르와의 관계가 달콤하면서도 씁쓸하게 끝이 나는 것을 보여줍니다. 귀걸이는 그의 세계에서 그녀가 보낸 시간의 상징으로, 아름답지만 슬픔이 묻어나는 매개체라고 할 수 있어요.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에서 진주 귀걸이는 장식용 액세서리 그 이상으로, 이야기를 이끄는 감정과 관계의 상징이에요. 지위, 순수함, 충족되지 않은 갈망 등 각 캐릭터마다 다른 의미를 지니고 있으며, 그들의 행동과 결정에 대한 촉매가 됩니다. 영화가 끝나고 그리트가 이별 선물로 귀걸이를 받을 때, 그 의미의 모호함이 아직 남아 있진 않으신가요? 이야기에 영감을 준 그림과 마찬가지로 귀걸이는 신비에 싸여 있으며, 그 의미는 각 우리의 해석에 따라 달라지고 진화할 것 같아요.

•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를 그린 요하네스 베르메르는 네덜란드 출신의 유명한 화가입니다. 이 작품은 네덜란드가 부흥하던 시기에 유행하던 가슴 높이의 초상화인 ‘트로니’에 해당한다고 해요. 트로니란, 앞으로 그릴 인물의 감정과 골격을 연습하기 위한 것이라고 합니다.

•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의 그림은 <북유럽의 모나리자>라고 불리기도 하죠. 그 이유는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모나리자를 그릴 때 활용한 스푸마토 기법을 동일하게 사용했기 때문인데요. 이는 윤곽선을 뚜렷하게 그리지 않고 뿌옇게 그려서 모서리를 부드럽게 처리한 기법으로, 작품의 매혹적인 모습을 연출하기에 안성맞춤이었습니다.

• 영화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는 트레이시 슈발리에의 장편 소설인 <진주 귀고리 소녀>를 원작으로 하고 있습니다. 화가 요하네스 베르메르와 관련된 기록이 거의 없어서 슈발리에는 모델과 화가의 관계를 상상하며 작품을 썼다고 합니다. 영화도 이와 마찬가지로 실화가 아니라고 하죠.

• 영화의 제작자인 앤디 패터슨은 원고를 읽고 감동을 받아서 영화화하기 위해 원작자인 슈발리에를 찾아갔다고 합니다. 그는 자신의 소설이 할리우드식 멜로 영화로 변해 버릴까 염려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제작자는 소설에 담은 이야기를 그대로 가져오고 각색 중에도 원작자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겠다는 약속을 하고 영화 작업을 진행했다고 합니다.

• 영화를 제작하기 위해 촬영감독은 그림 소재지인 네덜린드 모리슈이츠 박물관을 찾아가 그림의 시대적 배경에 관해 연구했다고 합니다. 또한, 감독은 영화가 17세기 화풍의 그림처럼 보이기 위해 전체적인 분위기를 정적으로 표현했다고 합니다. 이 영화는 아카데미상의 미술, 촬영, 의상 등 세 개 부분 후보에 오르면서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 영화의 배경인 17세기 중엽 네덜란드의 성장한 자본가들은 귀족처럼 문화와 예술을 향유했다고 합니다. 그들은 화가와 음악가들의 작품을 의뢰하고 거래했다고 알려져 있죠.

• 명화 ‘진주 귀걸이 소녀’가 머리에 두른 천의 푸른색은 울트라 마린으로, kg당 2,000만 원을 호가하는 비싼 염료라고 하는데요. 금보다도 비싼 원석으로, 종교화를 그릴 때 많이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는 오직 동명의 그림으로 만들어 낸 슬픈 로맨스인데요. 그래서 두 주인공이 서로 미묘한 감정을 주고받기도 하고, 그로 인해 베르메르 장모와 아내의 시기 질투를 받기도 하고요. 그리고 영화가 베르메르의 도록이 된 것 마냥 베르메르의 그림들을 하나씩 등장시키고, 영화의 전체적인 색감도 마치 한 폭의 그림을 보는 듯 상당히 차분한 톤을 유지하고 있어요. 이처럼 볼거리가 많은 영화인데요! 여러분들은 어떤 부분이 마음에 드셨나요?

저는 그리트가 카메라 옵스큐라의 렌즈 속 모습을 보게 된 장면이 인상적이었어요. 이 장면에 등장한 그림은 바로 ‘물 주전자를 든 젊은 여인’이었죠. 호기심을 가진 그리트에게 새로운 세상이 열리는 느낌을 준 장면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 장면에서 사용한 그림 역시 베르메르의 실제 작품이 등장하면서 내용에 더 몰입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이렇게 영화 속에서 그의 어떤 작품이 무슨 장면에 사용되었는지 확인하게 되면서 또 다른 재미를 찾을 수 있었어요. 이 장면에서 베르메르가 그리트에게 그림의 기본이 되는 빛과 명암을 알려주면서 두 사람이 예술을 통해 서로 연결되는 계기가 된 것이죠.

킹스맨

★★★★ (4.0/5)

숨죽이며 고요하게 바라보았던 이야기

프로도

★★★★ (4.0/5)

절제된 영상미와 그들의 감정

심바

★★★☆ (3.5/5)

세계적인 명화를 각색한 오늘의 영화는 어릴 적 보았지만 아직까지 기억에 남는 영화예요. 명화 자체를 오래 기억하고, 새롭게 떠올려볼 수 있는 인상 깊은 해석이기도 했죠. 개개인의 해석과 상상력이라는 건 시대를 초월한 걸작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어 완전히 독특한 것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것 같아요. 오늘은 예술과 삶의 관계를 탐구한 또 다른 영화를 소개해 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