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은 사랑을 지우지 못한다’ 이 영화를 한 문장으로 정리하자면 이렇게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영화는 조엘(짐 캐리)과 클레멘타인(케이트 윈슬렛)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진행됩니다. 두 사람은 우연히 만나 사랑에 빠지지만, 결국 갈등과 오해로 인해 헤어지게 되죠. 여기까지는 흔한 로맨스 영화의 줄거리와 크게 다르지 않아요. 하지만 <이터널 선샤인>은 여기서 한 발짝 더 나아가 클레멘타인은 조엘과의 기억을 지우기 위해 ‘라쿠나’라는 회사의 서비스를 이용하고, 이를 알게 된 조엘도 같은 절차를 밟기로 결심하게 됩니다.

특정 사람과의 기억을 완전히 삭제해 준다는 이 서비스는 상처받은 이들에게 일종의 구원처럼 보이는 듯해요. 하지만 영화를 끝까지 보고 난 후에는 기억을 지우는 것이 과연 진정한 치유인지에 대해 의문이 생깁니다. 조엘은 기억을 지우는 과정에서 오히려 클레멘타인과의 소중한 순간들을 다시금 떠올리며, 그 기억을 지키고 싶어 하는 마음이 커져가요. 이는 기억을 통해 사랑이 얼마나 우리에게 깊이 자리 잡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기억은 단순한 정보의 집합체가 아닌 우리의 감정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어요.

또한 사랑은 단순히 행복한 순간들만으로 이루어지지 않음을 상기시켜줍니다. 사랑은 오히려 갈등과 오해, 때로는 고통이 함께 어우러져 있으며, 이러한 요소들이 더욱 깊이 있게 만들기도 하죠.

 두 사람의 첫 만남은 운명과도 같았어요. 첫눈에 호감을 느끼고 클레멘타인은 조엘에게 적극적으로 관심을 표현하며 서로를 알아가게 되죠. 하지만 다음 장면에서 그들의 관계가 행복보다는 슬픔으로 나타나며, 우리는 그들이 헤어짐을 이야기했다는 사실을 알게 돼요. 클레멘타인은 조엘과 헤어지고 기억 삭제 연구소에서 그와의 기억을 지워버립니다. 그 사실을 알게 된 조엘은 그녀를 향한 복수심으로 자신 또한 기억을 지우게 되죠. 하지만 기억 삭제의 순서는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바로 가까운 순서부터 기억의 역순으로 삭제가 진행되는 것이었어요.

가장 최근에 싸웠던 일이 지워지고, 서로에게 건넸던 상처가 지워졌죠. 그리고 권태로움을 느꼈던 평범한 일상들도 사라졌어요. 이러한 기억들 이후에 지우기 힘든 순간을 마주하게 됩니다. 서로밖에 없었으며 사랑으로 가득했던 기억을 직면하게 된 것인데요. 기억 저편으로 묻어둬서 선명히 보이지 않았던 행복했던 기억이 다시 떠오르면서 그 기억을 잡고 싶어지는 것이죠. 기억의 흐름이 반대로 진행된다는 것. 시간의 방향이 재구성되면서 그가 느끼는 감정과 남아있는 후회를 더 깊이 느끼며 몰입할 수 있었어요. 이별의 순간은 힘들었으며 배신감으로 그녀에게 복수를 하고 싶었지만, 그 과거에는 서로밖에 모르고 행복했던 사랑의 시기를 지우고 싶었던 마음은 없었던 것이죠.

 영화 속에서 기억이 삭제되어 물건과 사람들이 하나씩 사라지는 표현을 통해 주인공의 기억 속 변화를 잘 느낄 수 있었어요. 이렇게 영화는 시각적인 부분과 함께 연출의 장치적 요소를 더하면서 관객을 더욱 몰입하게 만들었어요. <이터널 선샤인>에는 플래시백이라는 영화적 장치가 자주 사용되고 있어요. 인간이 기시감을 느낄 수 있을 정도로의 갑작스러운 느낌을 전달하고 있어요. 또한, 조앨과 클레멘타인읃 서로 다른 성격을 갖고 있어요. 영화에서는 이를 표현하기 위해 조엘이 독백을 할 때면 정적인 느낌을 그려냈고, 이와 달리 활발한 클레멘타인이 말을 할 때면 빠른 템포를 통해 서로 다른 두 사람을 그려냈다고 합니다. 이러한 영화적 설정은 관객들에게 그 장면에 더욱 몰입할 수 있게 만들어주고 있답니다.

• 감독은 배우들에게 테이크마다 본능적이고 즉흥적으로 연기해주길 요구했는데 그래서 대사나 행동이 다른 경우도 많았어요.

• 극 중에 등장하는 코끼리 퍼레이드 장면은 촬영 중 갑자기 퍼레이드가 시작되었고 그 자리에서 즉흥적으로 촬영되었어요.

• 퍼레이드 장면에서 'speak to me!’라는 목소리가 들리는데요. 이는 한 리포터가 짐 캐리를 인터뷰하기 위해 실제로 소리친 것이라고 해요.

• 스탠이 메리를 놀래키는 장면을 촬영할 때, 감독은 스탠 역의 마크에게 매번 다른 장소에 숨어서 그녀를 실제로 놀래키라고 주문했어요.

• 클레멘타인이 갑자기 사라지는 장면은 짐 캐리는 전혀 듣지 못한 장면이에요. 짐 캐리에게는 케이트 윈슬렛이 사라진다고 사전에 말하지 않아 실제로 당황했는데요. 그래서 해당 장면에서 자세히 들어보면 짐 캐리는 클레멘타인 대신 "Kate?"라고 외치고 있어요.

• 감독은 연기 뿐만 아니라 카메라 구도도 즉흥적으로 잡았는데요. 그래서 촬영감독과 프랑스어로 대화해서 배우들이 신경쓰이지 않도록 배려했다.

• 즉흥적인 연기다 보니 애드립도 많아요. 마크 러팔로와 일라이저 우드의 대화는 대부분 애드립이에요. 그리고 기차 장면에서 케이트 윈슬렛이 짐캐리를 때리는 장면이 있는데 이 역시 애드립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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