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독일 최고 여배우지만 영국 스파이인 브리짓 폰 하머스 마르크는 프랑스 샴페인인 ‘페리에 주에’를 마시고 있었어요. 이 술은 향기로운 꽃 내음, 시트러스 계열 맛으로 상큼하고 무난한 샴페인이지만, 라벨에 그려진 아네모네 꽃에 집중하면 묘한 의미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바로 아네모네의 꽃말은 ‘속절없는 사랑’, ‘배신’으로 스파이에 어울리는 꽃말이라는 것이죠. 이 샴페인은 여주인공 쇼사나 드레퓌스도 괴벨스와 만났던 자리에서 마셨어요.

위 모든 인물과 상이하게 작 중 최고 악당 한스 란다 대령은 우유가 자연스레 연상되는데요. 와인이나 샴페인 등 다른 술을 드는 장면이 있긴 하지만 딱히 마시지 않는 반면, 우유를 말하고, 와인 대신 우유를 마시는 모습은 볼 수 있죠. 어쩌면 술이 아닌 우유를 마시는 중년 군인의 모습이 묘하게 엽기적인 성격을 보여주는 것 같기도 해요.

출처 ▶ 조선일보, [이혜운 기자의 영화를 마시다]

한스 란다

영화의 이야기를 끌고 가는 인물 중 한 명인 ‘한스 란다’ 대령! 이 역할은 영화의 반동 인물로, 극 초반에 그의 잔인함과 잔혹함을 잘 보여주면서 관객들에게 몰입감을 높였는데요. 이는 그 역할을 잘 소화해낸 ‘크리스토프 왈츠’의 분위기와 연기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처음 한스 란다 대령의 역으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캐스팅되었다고 해요. 하지만, 그가 하차하게 되면서 타란티노 감독은 많은 배우들의 오디션을 보게 됩니다. 영화는 유대인과 미국 사이에서 엄청난 대사가 필요하였고, 극중 한스 란다는 다양한 언어를 구사할 줄 알아야 했기 때문에 그에 맞는 배우를 찾기 어려웠다고 하는데요. 란다 대령과 딱 맞는 배우를 찾는 것을 포기하려는 순간, 배우 크리스토프 왈츠가 나타났다고 합니다. 그는 오스트리아에서 태어나 독일어는 물론, 영어와 프랑스어, 그리고 이탈리아어를 원어민처럼 구사할 수 있었다고 하죠. 그를 발견한 타란티노는 쾌재를 부르며 만족했다고 합니다. <바스터즈>에서 엄청난 존재감을 보여준 그는 칸 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미국 아카데미와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남우조연상 수상하게 됩니다.

엘도 레인

이 영화에서 대중들에게 눈도장을 찍은 크리스토프 왈츠와 달리, 이미 톱스타였던 브래드 피트는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작품으로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됩니다. 그의 인터뷰에 따르면, “<바스터즈> 영화는 특별한 상을 노리고 찍은 것이 아니며, 감독이 나를 설득한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더불어, 이 영화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배우라면 ‘아, 이 영화다’라는 느낌이 들 때가 있죠. 시나리오가 완벽 그 자체였으니까요”라고 언급했어요. 시나리오를 보고 출연하고 싶었던 브래드 피트는 작품 속 미군이자 바스터즈의 대장인 엘도 레인 역할을 맡았습니다. 브래드 피트는 미국 테네시 주의 억양을 능숙하게 사용했는데요. 영화를 보는 현지 관객들의 웃음을 책임졌던 건 엘도 레인이였다고 하죠. (물론 우리나라 사람들은 잘 이해가 가지 않는 유머였을 수도 있지만, 현지에서의 반응은 매우 좋았다고 해요!) 이렇게 브래드 피트와 타란티노 감독의 만남은 좋은 시너지를 내기에 충분했습니다.

킹스맨

★★★★ (4.0/5)

단 하나의 이질감도 느껴지지 않는 잘 짜여진 이야기

프로도

★★★★★ (5/5)

산소가 없는 것처럼 느껴지는 긴장감

심바

★★★★☆ (4.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