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부터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에 대해

낱낱이 파헤칠 거예요.

아직 영화를 보지 않았다면

스포일러가 될 수 있어요! 

햇살이 내리쬐는 이탈리아의 여름을 배경으로 열일곱 소년 엘리오와 스물넷 청년 올리버의 잊지 못할 사랑의 순간을 펼쳐낸 영화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은 사랑에 빠진 이들의 감정선을 매혹적으로 묘사한 것이 특징인 영화예요. 영화를 보기 전에는 단순히 ‘퀴어 영화’로 인지되었을지라도, 영화를 보고 나면 ‘사랑’이라는 날것의 감정이 가지는 순수함과 설렘, 아픔, 열기와 같은 강렬함이 뜨거운 여름날의 햇살처럼 각인되었을 거예요.

독특한 점은 동성애에 대한 시선이 엄격했던 1980년대 초를 배경으로 하고 있음에도 적대적인 사회적 시선과 같은 외적 갈등이 등장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에요. 엘리오와 올리버는 어둡고 밀폐된 공간이 아닌 밝고 개방적인 일상의 공간에서 사랑의 감정을 표출하고 있고, 엘리오에게는 그가 느끼는 감정을 지지하는 부모까지 존재하죠. 두 사람이 외부 요소로 인해 겪는 갈등과 괴로움을 보여주는 대신, 엘리오가 처음 경험하는 감정의 내면으로 가득 채운 것인데요. 이 덕분에 첫사랑의 아름다운 순간과 생생한 날 것의 감정이 더 잘 보였던 것 같아요.

인생에서 ‘처음’이란, 종종 우리의 기억 속에 특별한 자리를 차지하는 것이에요. 그리고 ‘사랑’은 복합적이면서도 가장 강렬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것이죠. 그렇다면, 이 두 가지가 만난 ‘첫사랑’은 얼마나 강렬한 기억이자 감정일까요? 처음 경험하는 사랑은 사람을 들뜨게 만들고, 서툴게 만들기도 하며 뜨거운 감정에 몸을 맡기는 나날들을 보내게 만들곤 합니다. 그리고 이는 우리의 마음과 기억에 새겨져 사랑에 대한 관점을 형성하고, 우리 삶에 중요한 인상을 남기죠. 이 아름답고 변화무쌍한 여정은 엘리오를 통해 고스란히 보고, 느낄 수 있었어요.

엘리오는 훤칠한 키에 훈훈한 외모, 외향적인 성격까지 지닌 올리버에게 호기심, 동겸심과 함께 묘한 질투심을 느꼈어요. 하지만 점점 정체를 알 수 없는 묘한 감정을 느끼기 시작하며, 설레고, 불안하고, 두려워하며, 서투른 미숙함까지 보였죠. 이러한 감정은 엘리오가 태어나 처음 가져본 낯설고도 뜨거운 열병 같은 감정이었어요. 그의 숨소리, 이야기, 행동 하나하나에 환희와 절망을 맛보며, 난생처음 느끼는 감정의 소용돌이에 휩쓸려 어쩔 줄 모르는 엘리오의 모습은 우리를 여러 기억과 감상에 젖게 만들었던 것 같아요.

무엇보다도 인상적이었던 순간 중 하나는, 사랑의 아픔에 고통스러워하는 아들에게 하는 아버지의 위로였어요. 그는 아들이 느낀 감정에 대해 눈치챘음에도 사랑의 상처를 잊고, 지워버리는 대신 그것을 기쁨과 함께 느끼고, 간직하라 조언하죠. 엘리오는 물론 첫사랑을 경험한 모두에게 큰 울림을 준 대사였어요.

열일곱 소년 엘리오와 스물넷 청년 올리버의 사랑을 아름답게 그려낸 영화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은 사랑이라는 감정을 섬세하게 그려낸 영화예요. 그리고 그 섬세함은 영화의 소품, 인물의 행동 등에 많이 녹아있는데요. 이번 글에서는 우리가 모르고 지나친 영화 속에 숨겨진 상징을 준비했으니 어떤 것이 있었는지 보러 갈까요?  

영화의 명대사 “Call me by your name and I’ll call you by mine(네 이름으로 나를 불러줘, 내 이름으로 너를 부를게)”. 이 로맨틱한 대사는 영화의 제목으로 쓰이기도 했는데, 바로 이 제목에도 큰 의미가 숨겨져 있어요. “네 이름으로 나를 불러줘”라는 제목은 사랑의 본질에 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고 할 수 있어요. 영화를 보면 상대방의 눈에 비친 자신을 보며 좋은 사람이라고 얘기하는 장면이 나오는데요. 그들이 상대방을 자신의 이름으로 부르는 것을 보면 자신과 사랑하는 사람을 동일시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어요. 플라톤은 <향연>에 “우리는 모두 반으로 나눠진 불완전한 존재로, 다시 하나의 모습을 되찾기 위해 자신과 똑 닮은 나머지 반쪽을 찾아다닌다”라는 말이 있는데요. 이 말처럼 둘은 서로의 반쪽을 찾았기 때문에 상대방을 자신의 이름으로 부르는 거죠.

그리고 영화 속 소품 중에서도 둘의 사랑을 암시하는 소품이 있어요. 영화의 소품은 인물의 성격, 취미, 심리 등 다양한 상징과 은유를 담은 요소인데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에서는 영화의 오프닝 시퀀스에 등장하는 ‘프락시텔레스의 동상’이 이런 역할을 해요. 영화 속 동상은 래키 백작이 그의 애인에게 선물하려다가 배가 침몰하는 바람에 전달하지 못했다는 이야기와 함께 등장해요. 올리버는 이 동상의 입술을 쓰다듬는데, 실제로 올리버와 엘리오가 첫 키스를 하는 장면에서 올리버가 동상의 입술을 쓰다듬었던 것처럼 엘리오의 입술을 쓰다듬어요. 즉 프락시텔레스의 동상은 엘리오의 은유로, 앞으로의 둘의 관계를 담고 있던 거죠.

2018년 개봉으로 전 세계 영화인의 관심을 받은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당시 우리나라에서도 영화의 팬덤이 형성되면서 인기 브랜드와의 콜라보 및 다양한 굿즈가 등장할 정도였어요. 또한, 영화 한정판 블루레이는 판매 2분 만에 매진되며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은 작품이었죠. 일명 ‘콜바넴앓이’ 열풍을 일으켰던 이 영화의 매력 포인트로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아름다운 영화를 더욱 아름답게 표현한 부분들에 대해 소개해 드릴게요.

당시 영화가 사랑을 받으면서 여름과 사랑을 잘 표현한 OST 또한 많은 인기를 끌었습니다. 앨범의 높은 판매량은 물론이고, 음원도 순위권에 들기도 했죠. (여담으로, 영화의 한정판 바이닐도 참 인기였어요. 감각적인 디자인과 작품을 추억하기에 딱 좋았던 음악까지! 당시 저도 갖고 싶었던 기억에 나네요💙) 작품 속 음악에는 뉴에이지의 거장 ‘류이치 사카모토’ 음악과 함께 1980년대 히트곡, 그리고 수프얀 스티븐스의 오리지널 음악이었습니다.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은 기존 음악을 그대로 사용하기보다는 오리지널 스코어를 만들고 싶었다고 해요. 그래서 평소 좋아하는 싱어송라이터 수프얀 스티븐스에게 영화의 곡 작업을 요청했다고 합니다. 엘리오와 올리버가 버스에 올라탔을 때 음악 <Mystery of Love>와 엔딩 크레딧에서 흘러나오는 <Visions of Gideon>은 이 영화를 위해 만들어진 오리지널 음악입니다. 수프얀 스티븐스가 원작 소설을 읽은 후에 영감을 받아 만들게 된 노래라고 해요. 이 영화의 전체 트랙 17곡 중 피아노 음악은 총 7곡이라고 하는데요. 피아노 선율로 따뜻하면서도 묵직한 영화의 분위기를 잘 표현했다고 생각해요. 이렇게 OST는 작품이 이야기하는 것을 잘 표현한다고 생각하는데요. 콜바넴 속 음악으로 인해 여름의 뜨거움과 잔잔하게 흘러가는 마을의 일상, 그리고 강렬하게 펼쳐지는 사랑을 아름답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 )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의 영화화가 성공하면서 후속작을 기대하는 사람들도 많았는데요, 원작 소설의 작가도 후속작을 내며 이 후속작의 영화화도 기대할 수 있게 되었죠.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은 “내 모든 영화의 두 번째, 세 번째, 네 번째장을 만들고 싶다. 함께 하는 배우들을 진심으로 사랑하기 때문에 함께 했던 기쁨을 다시 한 번 느끼고 싶다”고 밝혔는데요,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의 후속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어요.

속편 ‘파인드 미’는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의 10년 후 이야기를 담은 내용으로 엘리오의 아버지 펄먼이 아내와 헤어진 후 아들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새 사랑을 찾는 이야기를 그렸다고 해요. 이 속에서 엘리오는 클래식 피아니스트로 성장해 새로운 누군가를 만났고, 올리버는 가장으로서 평범한 일상을 지내지만 결국 서로를 떠올리게 된다고 합니다. 영화 후속편이 소설의 내용을 그대로 따를지는 모르지만,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의 마지막이 아련하고, 여운 깊었던 만큼 그들의 뒷이야기가 어떻게 꾸며질지 너무 궁금하네요! (하지만 소설판 리뷰를 보면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것 같아요.)

둘의 사랑도 좋았고 엘리오의 아버지도 멋있었다.

영화를 곱씹으며 깊이 있고, 다양한 관점으로 파헤쳐 보는 저희 <부귀영화>와 철학이 비슷하죠? 부귀지기들은 이미 가입되어 있는 영화 찐 팬을 위한 공간이랍니다.

그렇다 보니 MMZ에서 부귀맨 여러분들을 만나고 싶은 마음에 부귀영화에서는 이벤트🎉를 하나 준비했어요. 참여해 주실 거죠?

그럼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려요. MMZ에서 만나요!

오늘의 부귀영화, 어떠셨나요?

아래 버튼 클릭으로 오늘의 부귀영화에 대한 피드백을 남겨주세요~!